인공지능(AI) 시대에 발맞춰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 게임업계도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게임 상품에 AI를 도입하면 비용 절감 등 기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은 AI를 통해 음성과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해 게임에 적용하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넥슨, AI통한 음성 생성 활용 연구…엔씨, 생성형AI '바르코' 개발 박차
넥슨은 AI를 통한 음성 생성 활용과 NPC(Non-Player Character) 서비스를 연구 중이다. 넥슨 보이스 크리에이터 기술을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영상 제작 시 게임 디렉터나 운영자(GM)의 목소리를 직접 녹음하지 않고 AI로 생성해 직접 녹음할 때보다 관련 업무 시간 75% 감소시켰다. 넥슨은 지난해 12월 마비노기에 AI 음성 생성 서비스를 추가해 시각장애인 이용자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해 한차례 주목받았다.또한 NPC, 보스, 주요 캐릭터에 정해진 스크립트가 아닌 AI 캐릭터(페르소나)를 도입해 사용자와 커뮤니케이션하고 AI 음성 합성 기술로 NPC마다 고유의 음성을 부여해서 게임 몰입도를 향상했다.
넥슨은 이러한 AI 관련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기 위해 2017년 4월 인텔리전스랩스를 설립했다. 인텔리전스랩스에서는 게임 부가 기능의 고도화는 물론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적용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지난달 AI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구글 클라우드와 업무 협약을 맺고 생성형 AI 언어모델 바르코(VARCO)를 한층 더 고도화할 계획을 세웠다.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AI 연구 조직을 꾸린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인 ‘바르코 LLM’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를 기반으로 생성 AI 창작 도구인 '바르코 스튜디오(VARCO Studio)'를 개발해 게임을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바르코 스튜디오는 올해 1월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식 오픈했다. 게임 개발 부서뿐 아니라 각종 지원부서에서도 바르코 스튜디오를 활용한 업무를 하고 있다.
또한 설명을 텍스트로 입력하면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AI 서비스 바르코 아트(VARCO Art)를 통해 엔씨(NC) 소유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게임 컨셉 아트 제작, 의상 디자인 등 다양한 과정에서 사용하고 있다.
넷마블·크래프톤, AI 통해 유저 친화적 게임 생태계 구축
넷마블은 2018년 'AI센터' 설립 후 AI, 블록체인 등의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강화학습 기반의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 패턴과 유사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AI 플레이어를 개발하고 게임 분석의 정확도를 높였다.또한 AI 기반 음성 명령 기술을 통해 일반적으로 터치와 입력으로 진행되는 게임 플레이를 음성으로도 가능하게 했다. 이 기술로 구현된 음성 AI 시스템 '모니카'는 2020년 5월 'A3: 스틸얼라이브'에 적용됐다. 넷마블은 현재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외국어, 사투리 등의 음성기술, 수정할 수 있는 음성합성 기술과 함께 이미지 생성형 AI, LLM 등 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크래프톤은 올해 이용자와 함께 멀티플레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I 플레이어인 버추얼 프렌드를 도입할 예정이다. 버추얼 프렌드는 여러 AI 기술이 접목된 집합체로 챗 GPT 수준의 자연어(NLP) 처리 및 언어모델이 적용돼 이용자와 원활하게 대화할 수 있으며, STT(Speech To Text)와 TTS(Text To Speech) 기술을 통해 음성 또는 텍스트 등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딥러닝과 AI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신사업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 및 투자 규모를 확대 중이다.
"게임 업계 내 AI 열풍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인건비↓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업계 전반적으로 AI를 활용해 기타 프로세스를 간소화해 사람이 할 수 있는 창의적 활동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AI를 게임 개발에 활용하면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높아지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가시적인 성과가 기대되기 때문에 게임 업계 전반에 AI를 활용한 기술이 더 많이 활용될 전망이다"고 말했다.김정태 동양대 게임학과 교수는 "AI 윤리 문제나 표절 관련해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게임업계에서 AI 기술을 도입하는 추세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학부 레벨에서도 AI를 활용한 컨셉 디자인이라든지 게임 기획 아이디어, 시나리오 등을 기본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직접 해보니 AI 기술이 사람 입맛에 맞는 결과물을 뽑기까진 아직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그 정확도가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AI를 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의 게임 회사가 AI 기술을 범용해 사용하고 있으며 AI가 몇사람의 몫을 충분히 해내기 때문에 인건비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