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중개업소를 통하지 않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직접 주택을 사거나 파는 거래 희망자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중개 수수료를 절약하는 동시에 집을 빨리 팔고 싶은 집주인들이 직접 나서는 겁니다.
부동산 경기침체로 주택 매물이 쌓여가고 있다는 점도 집주인들이 직접 나서는 이유 중에 하나입니다. 올해 2월 중국의 1선도시의 중고 주택가격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3%나 하락했습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큰 하락폭입니다. 그만큼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집주인들 입장에서는 집을 하루빨리 팔고 싶은 겁니다. 그러니 방법 중 하나로 직거래를 고려한다는 겁니다. SNS의 발달이 이런 현상을 더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이 부동산을 직접 거래하고자 하는 다른 이유는 중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해서입니다. 중국은 대도시로 갈수록 중개 수수료가 비싸다고 합니다. 중개 수수료는 원래 주택 매수자가 내는 구조였고, 베이징의 경우 1~2.5% 수준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최대 부동산 체인기업이 최근 수수료를 낮추고 매도자·매수자가 같이 수수료를 부담하는 구조로 바꾸고 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러니 호황을 누렸던 중국 부동산 중개업계도 내리막길을 걸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중입니다.
부동산 직거래란 개업공인중개사를 거치지 않고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거래하는 유형을 말합니다. 우리나라도 최근 부동산 직거래가 꽤 늘었습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전국 아파트 매매 실 거래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년 직거래가 전체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1%로 2022년 16% 대비 5%p(포인트) 줄었지만 여전히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권역별 직거래 비중을 살펴보면 중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직거래를 이용한다는 가정이 무색합니다. 2023년 수도권의 직거래 비중은 6%에 그치지만 지방의 비중은 14%에 달합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올해 2월 자료에 의하면 수도권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6억6500만원)이 지방(2억5800만원)과 비교해 2.58배나 높은 상황입니다. 중개 수수료를 줄이기 위한다면 수도권의 직거래 비중이 더 높은 게 맞습니다. 그럼에도 지방의 직거래 비중이 훨씬 더 높게 나타났습니다.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다른 국가에 비해 중개수수료가 낮은 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개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직거래를 이용하는 이는 많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심지어 작년 아파트 직거래 비중이 가장 높았던 지역들은 대부분 지방의 광역시를 제외한 ‘기타 지방’으로 분류되는 곳입니다. 전남과 제주가 가장 높았는데 직거래 비중은 무려 각각 21.6%, 21.4%에 이릅니다.
반면 수도권은 직거래 비중이 가장 낮았습니다. 지방 아파트에 투자한 소유자들이 역 전세, 깡통전세 문제가 불거지면서 세입자에게 소유권을 이전해 준 사례가 꽤 있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역전세 문제가 가장 크게 발생한 지역이 서울의 화곡동임을 고려한다면 그리 신뢰할 만한 분석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거래는 중개 수수료를 절감하려는 목적으로 개업 공인중개사를 제외하고 개인간에 이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거래로 표기되는 실거래가를 확인하면 주변 시세 대비해서 20~30%가 저렴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직거래의 가장 큰 유형은 증여를 가장한 편법 거래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증여의 한 유형으로 직거래가 활용되고 있다는 강한 의심을 하게 됩니다.
2023년 1월부터 증여 취득세 과세기준이 시가표준액에서 시가인정액으로 변경됨에 따라 세 부담이 커진 수도권에서 증여를 가장한 거래가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기타 지방의 경우 상당한 기간 동안 직거래가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두 자리 수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단순히 중개수수료를 아끼려는 목적으로 직거래를 한다면 오히려 더 큰 위험을 부담하게 됩니다. 직거래는 권리분석이나 하자에 대한 부분을 비전문가인 매도자와 매수자가 직접 확인하고 계약하기 때문에 정보의 비대칭성에 따른 사기, 기망의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큽니다. 따라서 중개수수료를 아끼려고 하다 주택의 소유권이 위험해질 수도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직거래, 아직 한국에서는 집주인이 나서서 수수료를 아끼기 위한 거래는 아닌 셈입니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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