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의원 총선거 사전투표율이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3일 발표한 사전투표율 목표치와 소수점 한 자리 수(반올림 시 기준)까지 일치해 눈길을 끈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5~6일 이틀간 사전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율은 31.28%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사전투표가 적용된 역대 총선 중 최고 기록이다. 4년 전인 2020년 21대 총선(26.69%) 보다 4.59%포인트 높았다. 다만 역대 전국단위 선거 중 사전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2022년 20대 대선(36.93%) 보다는 5.65%포인트 낮다.
공교롭게도 사전투표율 31.28%는 지난 3일 민주당이 밝힌 사전투표율 목표치와 거의 일치했다. 당시 김민석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상황실장은 “민주당은 사전투표율 31.3%, 총투표율 71.3%를 목표로 삼고 투표 참여를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전투표율이 공개된 직후 김 실장은 자신의 SNS에 “죄송합니다. 사전투표율 조작설에 휘말렸습니다”라며 “31.3! 파이팅!”이라는 글을 남겼다.
정치권에서는 ‘선거공학 전문가’인 김 실장이 다시금 역량을 입증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김 실장은 풍부한 선거 경험을 기반으로 유권자 분석과 판세에 대한 정확한 판단에 탁월한 감각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실장은 1995년 1회 지방선거 때 조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에서 기획실장 및 대변인을 맡아 선거 전략을 이끌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을 지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 여권의 일부 ‘부정선거론자’들은 김 실장의 ‘투표율 예측 적중’에 대해 즉각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황 전 총리는 자신의 SNS에 올린 ‘이 사전투표율 목표치가 과연 우연일까?’라는 글에서 “민주당이 사전투표율을 족집게처럼 맞춘 것인지, 아니면 그 투표율이 우리가 그토록 걱정하는 부정선거 세팅값의 결과인지, 본투표가 끝나고 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민경욱 가가호공명선거대한당 공동대표(전 미래통합당 의원)은 “민주당이 사흘 전에 사전투표율을 어쩌면 이렇게 정확하게 맞췄느냔 말이다”라며 “(김 실장의 말은)31.3%가 나와도 놀라지 말라는 사전 포석이었겠지”라고 주장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