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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지난해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다 격투기 맞대결을 벌이기로 하는 등 갈등을 빚었던 사이여서 이번 자산 순위 변동에 관심이 모아졌다. 한때 저커버그보다 2150억달러(290조원)가량 많은 자산을 보유했던 머스크는 전기차 위축과 인공지능(AI) 열풍 현상을 거치며 저커버그에 역전을 허용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의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마크 저커버그 CEO가 보유한 자산 가지는 총 1869억달러(253조원)로 집계됐다. AI 열풍으로 메타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들어 자산이 589억달러(80조원)가량 불어났다.
반면, 최근까지 세계 1위 부자 자리에 있었던 머스크는 1806억달러(244조원)로 올해 들어 484억달러(66조원)가량 급감했다. 테슬라의 수익 감소, 판매 부진, 신차 개발 지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주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에 따라 저커버그는 머스크를 제치고 ‘세계 3위 부자’ 순위에 올랐다. 저커버그가 3위에 오른 건 2020년 11월 이후 3년 4개월여만이다.
저커버그와 머스크는 작년에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설전을 벌이다 격투기 대결을 벌이기로 한 바 있다. 메타가 ‘트위터 대항마’로 불리는 ‘스레드’를 출시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 간의 갈등이 불거진 것이다. 당시 이들은 훈련 영상을 공개하는 등 실제로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않으면서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게다가 작년 11월 저커버그가 격투기 훈련 중 무릎 부상으로 수술받았다. 격투기 대결 성사 여부는 불투명해졌지만, 자산 맞대결에선 저커버그가 자산을 불리며 머스크를 제치고 승리 챙겨갔다.
메타는 최근 주식 시장에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는 등 몸값을 높이고 있다. 올해 광고시장에서 수익이 증가해 아마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에서 동영상 플랫폼 틱톡이 퇴출 압박을 받는 것에 대한 반사이익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운영하는 메타가 얻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메타는 AI 기술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엔비디아의 고성능 AI 칩인 H100을 15만개 사들인 데 이어 올해도 연말까지 35만개를 더 확보할 계획이다. 저커버그는 올해 초 “올해 메타의 가장 큰 투자처는 AI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광고시장에서의 선전과 AI 기술 경쟁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메타의 성장 잠재력을 투자자들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세계 1위와 2위 부자는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2234억 달러·302조원)과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2073억 달러·280조원)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