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 시작을 하루 앞둔 4일 여야는 각각 자체 판세 분석 결과를 내놓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총력전을 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전체 지역구 254곳 중 50곳 안팎이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경합 지역’이라고 입을 모았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을 최대 승부처로 꼽았다.
정양석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판세 분석 브리핑을 열고 “지금 총선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이라며 “국민의힘이 전국 55곳에서 3~4%포인트로 이기거나 진다”고 말했다. 수도권 26곳과 충청권 13곳, PK 13곳, 강원 3곳 등을 접전지로 꼽았다. 특히 정 부위원장은 “여기서 무너지면 개헌 저지선(100석)마저 뚫릴 수 있다”며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범야권의 개헌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야 한다고 호소한 것이다.
민주당은 ‘우세 110곳, 경합 약 50곳’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놨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은 같은 날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전히 선거 판세는 승패를 예측할 수 없는 ‘1표 승부’”라고 했다. 한 본부장은 “양당 결집 현상이 뚜렷하다”며 “경합 지역이 확대되고 있고, 50곳 전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과 PK 지역에서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한 본부장은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윤석열 정권 심판 기류와 함께 양당 결집 현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것이 뚜렷한 흐름”이라며 “박빙 지역이 많고 막판 보수 결집 등의 변수를 감안할 때 예측이 어렵다”고 말했다.
與 "서울서 지지율 올라"…野 "과반 달성이 목표"
국힘 "인천·경기도 역전흐름"…민주 "수도권 승기 잡은건 아냐"
국힘 "인천·경기도 역전흐름"…민주 "수도권 승기 잡은건 아냐"
여야 공히 선거가 다가올수록 경합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어느 당을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했던 유권자가 서서히 마음을 굳히는 한편, 상대 당의 승리 가능성에 위기감을 느낀 양당 지지층이 결집하면서다. 정양석 국민의힘 부위원장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서울 지역 우리 당 지지율이 올랐고, 인천·경기도 좀 역전됐다”며 “그동안 우리 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에 소극적이었거나 숨은 의사가 덜 반영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4일 분석했다.
승리 가능성이 큰 ‘우세 지역구’에 대해선 언급을 자제했다. 그는 “최근 추세로 볼 때 우리가 ‘몇 석’이라고 발표하는 것보다 막바지에 최선을 다해 우리 지지율을 확장하는 게 승리로 가는 길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한병도 민주당 전략본부장도 “박빙 지역이 워낙 많고 연령대별 투표율, 막판 보수 결집을 감안하면 예측이 어려우나 과반 달성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총선을 통해 심판해야겠다는 여론은 지역 구분 없이 전국적 현상인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면서도 “수도권에서도 그런 흐름이 나타나지만, 승기를 잡았다거나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사기 대출’ 의혹이 불거진 양문석 민주당 후보(경기 안산갑)와 ‘이대생 성상납’ 발언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김준혁 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가 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엇갈린 평가를 했다. 정 부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공영운·양문석·김준혁 3인방의 불법 대출, 꼼수 증여, 막말 논란 등이 수도권 민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공영운 후보(경기 화성을)는 군 복무 중인 아들에게 재개발 호재가 있는 서울 성수동 단독주택을 증여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한 본부장은 “일부 후보자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한 행위와 발언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경기에서 최근 큰 (여론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김준혁이든 양문석이든 그대로 밀어붙이겠다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최형창/맹진규 기자 ca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