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2000억원을 투자해 미국에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장을 짓는 SK하이닉스가 주정부로부터 9200억원 규모의 보조금과 세금 환급금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4일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인공지능(AI) 메모리인 HBM용 최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한다”며 “퍼듀대 등 현지 연구기관과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투자 규모는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다. 2028년 하반기 양산이 목표다.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여러 칩을 한 칩처럼 작동하게 하는 후공정) 공장을 해외에 짓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3일(현지시간) 웨스트라피엣에 있는 퍼듀대에서 인디애나주와 퍼듀대, 미국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함께 투자협약식을 열었다.
HBM은 D램 여러 개를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키운 반도체다. SK하이닉스가 HBM 시장 점유율 1위(53%)를 차지하고 있다. 4세대 HBM인 HBM3를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에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5세대인 HBM3E도 지난달 말부터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HBM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자 HBM 생산을 위한 최첨단 패키징 추가 투자를 검토했다. 다양한 후보지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제조 인프라가 풍부한 인디애나주를 최종 투자지로 선정했다. 반도체 등 첨단 공학 연구로 유명한 퍼듀대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인디애나주에 따르면 주정부는 SK하이닉스에 인센티브 기반 교육 보조금 최대 300만달러, 제조 준비 보조금 최대 300만달러, 인프라 개선 보조금 최대 4500만달러, 조건부 성과 지급 인센티브 최대 8000만달러 등을 약속했다. 여기에 최대 5억5470만달러의 혁신 개발지구 세금 환급 혜택까지 감안하면 최대 6억8570만달러(약 9240억원) 규모의 인센티브를 얻게 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 신청서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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