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동차 시절부터 르노삼성, 르노코리아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사용해온 '태풍의 눈' 엠블럼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르노코리아가 기존 엠블럼을 르노의 글로벌 엠블럼인 다이아몬드 모양 '로장주'로 바꾸면서다.
르노코리아는 3일 서울 성수동 '르노 성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엠블럼과 사명을 바꾼다고 밝혔다. 125년 역사의 프랑스 자동차 회사 브랜드 정체성을 살리면서 국내 고객들에게도 글로벌 브랜드 르노의 가치를 적극 공유한다는 차원이다. 사명도 기존 르노코리아자동차에서 '자동차'를 떼어내고 르노코리아로 단순화한다.
스테판 드블레즈 사장은 간담회에서 "르노 삼성이 남긴 놀라운 자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브랜드로서의 특별한 자산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엠블럼은 르노의 글로벌 엠블럼 로장주로 변경한다. 이에 따라 르노가 현재 국내 시장에 판매 중인 차량 일부도 새로운 모델로 변경된다. XM3는 글로벌 모델과 동일한 차명과 엠블럼을 반영해 '뉴 르노 아르카나'로 재단장한다. QM6의 경우 기존 모델명에 로장주 엠블럼을 적용해 '뉴 르노 QM6'로 판매된다.
다만 SM6는 모델명과 엠블럼 모두 기존대로 유지한다. 드블레즈 사장은 SM6의 이에 대해 "SM6는 많은 유산을 가진 모델로, 앞으로 개발될 차량이 아닌 만큼 기존 모델명과 엠블럼을 고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르노코리아는 또 새로운 브랜드 전략인 '일렉트로 팝(Electro Pop)'을 국내 시장에 적용해갈 계획이다. 프랑스 감성의 125년 르노 헤리티지에 최신 기술과 트렌드를 접목한다는 게 핵심. 구체적으로 △르노 E-Tech 전동화 기술 △커넥티비티 기술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휴먼 퍼스트 프로그램 등 3가지다.
올해부터 3년간 신차 1종씩..."상용차도 수입"
지난해 이렇다 할 신차 출시가 없었던 르노코리아는 브랜드 혁신과 함께 올 하반기부터 2026년까지 매년 신차를 1종 발표하기로 했다.르노코리아는 당장 올 6월 열릴 부산 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공개하고 하반기 출시한다. 국내에서 선보이는 중요한 신차인 만큼 이번 부산 모터쇼에 르노 최고위 관계자들이 총출동해 전략을 설명할 계획이다.
한국 생산 기지인 부산공장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한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 향후 3년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미래차 생산을 위한 설비교체 비용으로 118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인력 200명을 고용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드블레즈 사장은 "올해 D세그먼트 SUV를, 내년에는 C세그먼트 SUV를 공개하고 그 이후에도 아주 멋진 차량을 선보일 것"이라며 "상용차인 LCV도 수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르노는 1995년 건립된 기존 건물을 활용해 서울 성수동에 플래그십 스토어 '르노 성수'를 오픈했다. 프랑스 작가 빌토르 바자렐리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프랑스 르노 본사 디자인팀이 참여해 브랜드 정체성을 반영하도록 꾸몄다.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기본으로 카페, 팝업스토어 등이 들어서 '고객 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