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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노조' 없애려던 완성차 노조…법원이 제동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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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가 사무직 근로자들로 구성된 산하 조직인 '사무지회'를 강제 해산하려다 제동이 걸렸다. 상급단체라 해도 독립적 노조 조직을 일방적으로 해산할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온 것. 지엠지부가 총회 대신 대의원대회로 사무지회 해산을 결의한 것도 법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제16민사부(재판장 장민석)는 차준녕 사무지회 지회장이 금속노조·지엠지부를 상대로 낸 대의원대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지엠지부는 사무지회를 사실상 해산하는 내용의 내부 규정 개정 작업을 준비해 왔다. 2013년 11월 금속노조 법률원에 창원·군산·정비부품·사무 부문의 지회·분회를 둔다는 내부 규정 중 '사무' 부분을 삭제하는 내용을 정기 대의원대회 안건으로 올릴 수 있을지 질의한 것이다. 법률원은 이에 "방식이 어떠하든 독자적으로 사무지회를 해산할 수 없다"고 회신했다.

지엠지부는 2021년 2월 다시 한 번 금속노조에 동일한 취지의 질의를 했다. 금속노조는 같은 달 본조 중앙위 의결이 없으면 사무지회 해산 효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무지회가 반대하고 조직 내 혼란을 초래하는 해산 안건을 대대에 올리는 것도 부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사무지회는 당시만 해도 조합원이 1200여명에 달했다.

지엠지부는 법률원과 금속노조의 지적에도 정기 대의원대회를 열고 사무지회를 사실상 해산하는 내용의 안건을 올려 통과시켰다. 안건 상정 당시 사무지회 조합원 90% 이상이 해산에 반대한다는 서명을 제출하기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후 1200여명에 이르던 조합원 수는 현재 960여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차 지회장은 대의원대회 결의가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으로 향했다.

법원은 차 지회장이 금속노조를 상대로 소송을 낸 부분은 들여다볼 필요성이 없다고 보고 각하했다. 이 문제는 지엠지부와 다툴 사안이라는 이유에서다.

법원은 지엠지부가 대의원대회를 통해 해산을 결의한 것이 노동조합법 위반이라고 봤다. 노동조합법은 노조 해산이나 조직 변경의 경우 총회를 열어 결정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지엠지부가 상급단체임을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는 "독자적 노조나 노조와 유사한 근로자단체를 상급단체가 일방적으로 해산시킬 수 있는 내용의 조합 규약이나 규정은 노동조합법 위반으로 효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사무노조 해산을 둘러싼 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지엠지부는 법원 판결에 불복해 항소장을 제출했다. 항소심은 서울고법 인천 제1민사부가 맡았다.

차 지회장은 성명을 내고 "금속노조와 지엠지부는 사무지회 조합원 앞에 머리 숙여 사과해야 한다"며 "사무지회의 미래를 결정할 권한은 지회 조합원 외에 그 누구에게도 권한이 부여되지 않음을 명확히 선언한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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