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차량 인도 실적이 급감했다. 테슬라의 차량 모델 라인업 노후화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테슬라는 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1∼3월) 중 차량 38만6810대를 인도했다고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8.5% 줄어들었고,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정보 분석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45만7000대)도 크게 밑돌았다.
앞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올해 성장이 눈에 띄게 둔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1분기 인도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날 종가에 비해 5% 넘게 하락한 가격에 거래됐다. 테슬라 주가는 올들어 30% 이상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모델 라인업이 노후화됐다는 점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다. 2020년 이후 테슬라의 유일한 신차는 지난해 한정 수량으로 판매된 사이버트럭밖에 없다. 그러나 이 차는 가격이 최소 8만달러에 달하는 고가 차량이라 수요층이 한정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가 개발 중인 2만5000달러짜리 저가 모델은 2026년에나 출시될 예정이다.
일각에선 머스크 CEO의 우익 음모론에 대한 지지를 문제로 지적하기도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일론 머스크의 양극화된 발언과 우익 음모론에 대한 지지는 전기 자동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많은 좌파 성향 고객을 소외시켰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는 전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해 1분기에 30만114대의 순수 전기차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 증가한 규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