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가 인공지능(AI) 소라를 활용해 영상 전문가들이 제작한 영화를 대거 공개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예술가, 디자이너, 영화 제작자 등이 만든 영화 7편을 공개했다. AI와 스마트폰 등으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 폴 트릴로와 토론토의 실험 영화 제작사 샤이 키즈(shy kids), 에미상 후보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인 네이티브 포린(Native Foreign) 등이 만든 영상이 게시됐다.
샤이 키즈는 머리가 풍선으로 된 사람이 주인공인 '에어 헤드'라는 단편 영화를 만들었다. 1분21초 분량 영상에서 풍선 머리를 한 사람의 일상을 다양한 배경으로 담아냈다. 이를 제작한 월터 우드맨 감독은 "추상표현주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가슴에 터질 듯한 이야기를 가진 사람들이 마침내 세상에 그것을 보여줄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폴 트릴로는 금속 비늘을 지닌 사람이 공으로 변하고 쓰레기로 몸이 구성된 사람이 춤을 추는 등 초현실적 모습을 담은 영상을 만들었다. 그는 "영화 제작자로서 속박에서 벗어난 느낌을 받은 첫 번째 순간"이라며 "소라는 오래된 것을 복제하는 게 아니라 새롭고 불가능한 아이디어에 생명을 불어넣을 때 가장 강력하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기린의 목을 가진 새, 문어 다리를 가진 고래, 날아다니는 돼지, 뛰어다니는 벌, 수영하는 고양이 등 초현실적 현상이 영상으로 구현됐다. AI를 통해 사실적 묘사가 가능해진 점이 특히 눈길을 끈다.
해당 영상은 공개 직후 업계의 큰 관심을 끌 정도로 뛰어난 품질을 자랑해 주목받았다. 일각에선 "현재 컴퓨터 그래픽(CG) 기술을 일부 보완·대체 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까지 나왔다.
영화감독 돈 앨런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현실과 환상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최첨단 AI 생성 영상의 결과물"이라며 "현재 생물학적으로는 불가능하지만 실제 동물과 흡사한 합성된 창조물을 만들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며 "나는 1인 스튜디오에 속해 있기 때문에 혼자서 창작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소라와 함께라면 이전까지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규모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공개한 소라는 간단한 명령어로 동영상을 만들어주는 영상 제작 프로그램. 일반인들은 올 하반기 사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오픈AI 미라 무라티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올해 (대중이) 소라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몇 달 후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WSJ은 "오픈AI가 올해 하반기에 소라를 공식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