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각 그랜저'를 계승해 화제를 모았던 현대자동차 준대형 세단 그랜저가 여전히 큰 인기를 얻는 모양새다. 신차가 출시된 지 1년이 넘었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보이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강세 속에서도 세단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2일 현대차에 따르면 그랜저는 지난달에 전월 대비 53.6% 증가한 6100대 팔려 현대차 전체 판매량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7884대 팔린 SUV 싼타페다. 신차 효과를 한창 누리는 타이밍인 싼타페와 2000대 미만 차이다. 2022년 12월 신차가 출시됐던 그랜저는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로는 44.1%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1분기 판매량에서도 그랜저의 선전은 돋보인다. 상용차 포터를 제외하고 지난 1분기 1만3698대 팔려 현대차 내 판매량이 싼타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으로 범위를 넓혀도 쏘렌토, 카니발, 싼타페, 스포티지 다음으로 집계됐다. SUV 열풍으로 순위가 밀리긴 했으나 세단에선 여전히 독보적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세단 판매량은 49만5450대로 제자리걸음(전년 대비 0.1% 증가)했다. SUV(9.3% 증가)와 레저용 차량(RV, 21.5% 증가)의 판매 호조에 비하면 세단의 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그랜저가 세단 판매량을 견인했다.
현대차가 2022년 12월 7세대 완전 변경 모델 '디 올 뉴 그랜저'를 선보인 뒤 그랜저는 지난해 내내 신차 효과를 톡톡히 누리면서 유일하게 10만대 이상 팔린 모델이 됐다. 1세대 그랜저를 오마주해 화제가 됐고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감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민 SUV 쏘렌토를 꺾고 국내 승용차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