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은 머지않아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겁니다. 현재 상황에서는 채권이 가장 안전한 투자처입니다."
스티븐 퍼디 미국 자산운용사 TCW 기업투자총괄(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만큼 Fed는 시장의 예상보다 더 여러 차례 금리를 내려야 할 것"이라며 "금리 하락이 예상된 현재 상황은 채권을 보유하기에 긍정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TCW는 주로 채권을 중심으로 2100억달러(약 283조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그는 하반기부터 미국 경기가 둔화하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월 미국 실업률이 3.9%로 2022년 1월(4.0%)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을 침체 시그널로 봤다. 스티븐 퍼디 기업투자총괄은 "미국은 고용 상황이 악화하면서 최소한 3번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며 "2008년이나 2020년만큼의 침체는 아니지만, 점진적인 경기 둔화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투자 대안으로는 미국 국채를 추천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글로벌 지정학적 갈등이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미국 국채의 투자 가치가 높아진다는 점에서다. 금리 인하시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 인하 전 채권을 사뒀다가 인하 후 가격이 오르면 팔아 이자 수익과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스티븐 퍼디는 미국 국채 중에서도 2년물을 꼽았다. 그는 "장단기 국채 금리가 역전하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현상은 경기 침체나 경기 회복 국면 모두에서 정상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시세 차익 가능성이 큰 단기물 투자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1일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전장 대비 0.5% 하락한 4.5970%에 거래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4.1910%)와 30년물 국채금리(4.3510%)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는 회사채 투자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면 개별 기업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티븐 퍼디 TCW 기업투자총괄은 "기업의 부도 확대 위험이 커질 수 있는 만큼 회사채의 경우 재무 건전성이 높고 경기 방어적 산업군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채권 투자자에게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을 충분히 분석하라고 조언했다. 스티븐 퍼디는 "채권 투자자는 채무불이행(디폴트)으로 인한 원금 손실을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발행자가 충분한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효 기자 j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