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부모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한 맞벌이 부부가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다. 육아휴직을 쓸 경우 정부 지원금과 사용 기간을 크게 확대한 효과로 분석됐다. 정책 효과는 입증됐지만, 앞으로 늘어나야 할 정부 지원금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2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 들어 2월까지 두 달 동안 ‘6+6 육아휴직제’를 처음 신청한 근로자는 총 1만7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5429명에서 85.5% 늘었다. 올 들어 2월까지 육아휴직급여를 신청한 남성 근로자 수도 5787명으로 지난해보다 673명(13%)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육아휴직자 수급자가 1만4463명에서 1만4323명으로 소폭 감소한 것과 비교된다.
‘6+6 육아휴직’은 2022년부터 시작된 ‘3+3 육아휴직’ 지원금과 사용 기간을 올해부터 크게 확대한 제도다. 자녀를 출산한 부부는 자녀가 생후 18개월 될 때까지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6개월 동안 부모 모두 각각 통상임금의 100%(월 최대 450만원)를 받을 수 있다. 기존 3+3 제도에서 통상임금의 100%를 받는 기간을 두 배(6개월)로 늘렸고, 월 최대 지원 한도를 300만원에서 450만원으로 확대했다. 첫 달 지원금은 월 200만원인데, 매월 50만원씩 올라 6개월 후 지원금은 450만원이 된다. 통상임금을 월 450만원 넘게 받는 부모가 각각 6개월 동안 사용하면 부부 합산 최대 3900만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지원금액이 기존 3+3 제도(1500만원)에 비해 2400만원 불어났다.
올 1월 부모 육아휴직제를 쓴 권모씨(35)는 “지원금이 늘어났다는 뉴스를 보고 1월부터 육아휴직을 신청했다”며 “남자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려면 눈치를 보지 않게 하는 사내 분위기도 필요하지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부 지원금액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부모 육아휴직에 필요한 재원은 고용보험기금(실업급여 계정)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부모 육아휴직을 쓰는 근로자가 크게 늘어나면 고용보험기금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이날 발표한 ‘재정추계&세제 이슈’에 따르면 올해 육아휴직 제도 개편으로 인해 추가로 지출되는 자금은 5년간 총 1조6671억원으로 추산됐다. 예산정책처는 “재정 지출 증가가 고용보험기금 재정수지 악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일반회계 전입 확대 등을 포함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곽용희/허세민 기자 ky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