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 2인 이상 주문을 받는 식당에 홀로 찾아와 식사한 손님이 원래 가격보다 더 많은 돈을 식탁에 남기고 간 사연이 알려져 눈길을 끌고 있다.
경기 이천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러시면 눈물나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신의 가게에서 2인 이상 주문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한가할 때는 1인 손님을 받기도 한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어느 날 가게 마감을 앞두고 혼자 방문한 손님 B씨가 "(1인) 식사가 되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에 A씨는 "원래 불가능한데 드시고 가시라"며 식사를 내어줬다고 한다.
이후 A씨가 다른 손님을 응대하던 중, 식사를 마친 B씨는 "탁자에 돈 올려놨다"는 말만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다고 한다. 그는 "우리는 1인당 1만5000원짜리 정식을 판매하는데, 탁자를 보니 2만원이 올려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급하게 거스름돈을 들고 뛰어나가 봤지만 (B씨가) 안 보였다"며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더니 내가 뛰어나가기 훨씬 전에 떠났더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손님은 식사할 때부터 '혼자 (온 손님을) 안 받는 이유가 있었네요. 뭐가 많네'라고 했다"며 "고마운 마음에 2만원을 두고 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씨와 같은 손님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고도 전했다. 불경기가 이어지며 장사가 예전 같지 않아 힘든 상황 속에서, 손님들의 따스한 마음을 느낄 때마다 큰 격려가 된다고도 했다.
그는 "저번에도 혼자 온 손님이 미안한 마음에 정식과 제육볶음 등 이것저것 3만원어치를 시킨 뒤 포장해갔다"며 "종일 죄송하고 감사한 마음에 가슴이 먹먹했다. 꼭 맛있게 드셨기를, 혹시나 다음에 방문해 주셨을 때 제가 얼굴을 기억하기를"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A씨는 "상을 치우면서도 밥 한 끼가 도움이 됐을지, 혼자 드시면서 얼마나 부담됐을지 여러 생각이 들었다"며 "그 마음이 느껴져서 너무 감사한데 한편으론 마음이 무거웠다"고 글을 마쳤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