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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창업도약패키지 선정기업] 뇌질환자와 가족을 위한 언어 재활 플랫폼을 운영하는 ‘언어발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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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언어발전소는 뇌질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언어 재활 플랫폼을 운영하는 헬스케어 스타트업이다. 윤슬기 대표(39)가 2020년 2월에 설립했다.

언어발전소는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파킨슨병 등)으로 인한 언어장애를 겪는 환자가 일상생활, 사회 복귀를 할 수 있는 정도의 의사소통 수준을 회복하도록 검증된 전문가(공인 언어 재활사)를 매칭해 온라인 실시간 언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들은 언어발전소를 통해 40여 명의 검증된 치료사를 추천받고, 온라인 화상 프로그램을 통해 언어검사, 진단부터 재활, 피드백까지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언어 재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편안한 환경(자택)과 환자의 언어 수준에 맞는 양질의 언어자극(전문가), 치료실에서의 훈련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연계될 수 있도록 보호자(가족)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언어발전소는 국내 117만 뇌질환자의 말(speech), 언어(language), 인지 의사소통 기능 향상에 최적의 온라인 치료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도전하고 있다.



“언어발전소는 전통적인 방식의 언어 재활 과정에 혁신을 더해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했습니다. 초기 상담, 언어검사, 언어 재활 세션, 전문가 피드백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며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기존에 병원을 옮기면(예, 대학병원에서 지역 재활병원으로) 검사와 치료기록의 이관이 어려웠다면, 이제는 언어 재활사가 바뀌어도 플랫폼 누적 기록을 통해 연속성 있는 치료가 가능합니다.”

병원 이동에 드는 에너지와 비용을 절감하고 지방·해외 환자들도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전 9시~저녁 9시 중 환자의 컨디션이 가장 좋은 시간대를 선택해 가장 잘 맞는 전문가를 추천받고, 매 세션 후 제공되는 재활기록이 녹화영상을 통해 반복훈련을 한다.

윤 대표는 “함께 거주하고 있지 않은 보호자도 부모, 배우자의 치료상황을 투명하게 확인하고, 전문가가 언어 자극을 주는 방법을 모델링할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며 “플랫폼 누적 데이터는 객관적인 경과 분석과 환자 맞춤형 치료를 위한 기반이 되고 있다. 반복적인 훈련은 추천 콘텐츠를 통해 연습하고 전문가 피드백이 필요한 부분은 실시간 세션으로 보충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원격 언어 재활로 휴먼 터치를 더했다”고 말했다.

언어발전소의 초기 가설검증은 유튜브로 시작했다. 2019년 10월부터 유튜브 ‘언어발전소’를 통해 뇌졸중 환자 보호자들이 집에서 쉽게 도와줄 수 있는 언어자극, 연습 방법을 소개하며 가능성을 엿보았고, 유튜브를 통해 유입된 환자들에게 치료 의뢰를 받으며 2020년 2월에 법인을 설립 후 B2C 서비스를 제공해 오고 있다.

2023년 하반기부터는 B2B 모델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경북협회와 MOU체결을 통해 의사소통권리증진사업의 하나로 뇌병변 장애인 회원 대상으로 화상 언어 재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대표는 “지역 병의원(강남퍼스트재활의학과)과 협력해 오프라인으로 언어발전소 선생님을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채널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며 “동시에 대학(원) 언어치료, 언어병리학과와도 협력하며 언어 재활 콘텐츠 개발, 예비 언어 재활사 실무교육 등을 통해 실력 있는 치료사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어떻게 창업하게 됐을까. “공동창업자이자 친동생인 윤사라 이사가 서울 상급종합병원 재활의학과 언어 재활사로 근무하던 당시 퇴원을 준비하는 환자와 보호자가 가장 많이 묻는 말이 있었습니다. ‘퇴원하면 언어치료를 어느 기관에서 받을 수 있나요’ ‘성인 언어 재활 경험이 풍부한 치료사를 소개해 줄 수 있나요’ 창업 당시에는 둘 다 답변해주기 어려웠습니다. 국내에 1만3,000여 명의 공인 언어 재활사가 있지만 90%가량은 복지관, 아동발달센터 등에 근무하며 아동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학병원 통원 언어치료를 권하기에는 주 3회 이상의 통원에 드는 에너지와 비용이 상당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뇌졸중 발병 후 최소 1년 정도 집중적으로 언어 재활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면 잔존 언어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사회 복귀를 할 수 있을 만한 환자들에게 기회가 주어질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임상 경력이 쌓일수록 환자의 훈련 결과가 치료실 밖의 환경, 일상생활에 적용(일반화)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국제개발협력 분야(코이카)에서 경력을 쌓고, 스위스에서 국제개발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교육, 보건, 불평등(양극화)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필드를 찾던 중, 현장의 문제점을 듣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창업 후 윤 대표는 “뇌질환자의 언어 재활은 신경가소성의 원리를 기반으로 반복적, 장기적인 훈련을 통해 잊었던 어휘를 되찾고 효과적인 언어 습관을 만들 수 있어 최소 주 3회, 1년 이상의 언어 재활을 권유하고 있다”며 “기존 시스템에서는 장기간 집중적인 언어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요, 공급 매칭을 온라인으로 바꾸면서 전국의 언어 재활사와 환자를 연결하고, 합리적인 비용으로 1년 이상 집중 재활을 한 환자분들의 성공적인 진전, 복귀 사례가 나오며 언어발전소에 감사 인사를 전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언어발전소는 창업자 포함 12명의 초기 멤버로 구성돼 있다. 절반가량이 종합과 재활병원에서 다년간 근무하며 임상 경험을 쌓은 언어 재활사로 구성돼 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윤 대표는 “어린아이가 말을 배울 때 틀리면서 단어를 습득해 가듯, 환자들도 발병 초기부터 크고 작은 소통의 시도와 성공 경험이 쌓여야 회복과 복귀에 대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것 같다”며 “환자의 의사소통 시도가 좌절되지 않고 언어 표현으로 이어지도록 돕고, 누적된 소통 성공 경험을 통해 환자들의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 많은 환자가 저희 서비스를 알고 경험할 수 있도록 시니어부터 초등생까지 대상군을 확장하고, 다양한 1:1, 그룹 커리큘럼 개발에 기술을 더해 치료실에서의 훈련을 가정, 일상생활에 효과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언어발전소는 지난해 창업도약패키지 사업에 뽑혔다. 창업도약패키지는 창업 3~7년 된 도약기 창업기업의 스케일업을 위해 최대 3억원의 사업화 지원금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창업진흥원 지원사업이다. 스타트업의 경영 진단 및 개선, 소비자 요구 및 시장 환경 분석, 투자진단 및 전략 수립을 지원한다.

설립일 : 2020년 2월
주요사업 : 화상 언어 재활 서비스
성과 : 2022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2021년 서울숲 소셜벤처 혁신경연대회 최우수상, 여성기업, 벤처기업, 소셜벤처 인증, 누적치료횟수 2.3만여건, 국내 공인 언어 재활사 10% 풀 확보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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