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의 무더기 병원 이탈, 의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에 이어 대한의사협회(의협) 차기 회장이 총파업까지 언급하면서 의료 현장이 올스톱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제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서 당선된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은 당선 직후 “면허정지나 민·형사 소송 등에 직면한 전공의·의대생, 병원을 나올 준비를 하는 교수 중 한 명이라도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임 차기 회장의 당선 일성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현장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과 관련해 유연한 처리를 주문하면서 마련된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다. 임 차기 회장도 필요하면 정부와의 대화 창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진의는 의심스럽다. 대화 조건으로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 파면, 안상훈 전 사회수석에 대한 공천 취소, 대통령의 사과 등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그는 오히려 “저출생으로 의대 정원을 500~1000명 줄여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지난 20일 정부가 대학별 의대 정원을 발표하자 “의사들은 파시스트적 윤석열 정부로부터 필수의료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임 차기 회장 뜻대로 의협과 의사들이 움직인다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현장 복귀 거부, 면허정지 처분, 의사들의 총파업 수순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이런 와중에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이 어제 SNS에 “최고 권력자 단 한 사람 생각으로 인해 온 나라가 고통받고 있다”는 글을 올려 사실을 왜곡하고 갈등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정부를 겨냥해 “전공의들도 모자라, 이제 대학교수들까지 ‘너희들은 노예’이며 기본권을 제한할 것이라고 공표했다”고 했다. 차기 회장이나 전 회장이나 국민과 환자는 안중에 없고, 선전·선동과 극한투쟁만 있는 듯하다. 이래선 대화가 불가능하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환자들이 볼 수밖에 없다. 의협은 이것을 원하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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