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탄소배출권 가격이 반등하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주가도 강세다. 유럽에서 탄소배출 감축 목표치를 높여 잡는 등 '탈탄소'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탄소배출권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최근 1개월간 20.61% 올랐다.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와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도 최근 한 달간 각각 19.77%, 9.58% 올랐다. 이들 ETF는 유럽 탄소배출권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탄소배출권이란 각국 기업들이 할당받은 탄소배출 가능 총량으로, 탄소배출량이 남은 기업은 부족한 기업에 이를 판매할 수도 있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가격이 반등에 성공하며 관련 ETF의 랠리를 이끌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간) 영국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럽 탄소배출권 12월 선물 가격은 톤 당 63유로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3일 52.51유로에서 한달여 만에 19.9% 올랐다. 지난해 2월 100유로선까지 올랐던 것보다는 크게 낮지만 뚜렷한 반등세다.
전문가들은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오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탄소배출권 시장의 대부분(88%)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에서 탈탄소 정책에 속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의회는 매년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맞춰 배출권 공급을 줄이고 있다. 2024년까지 연평균 감축률은 2.2%다. 내년부터는 감축률이 4.3%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내년부터 해운업과 항공업에서 탄소배출권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하반기부터 배출권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향후 국내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환경부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인데, 이와 관련해 최근 NH투자증권을 단독 시범사업자로 선정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시스템을 구축해 증권사를 통한 탄소배출권 매매를 가능하게끔 한다는 구상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탄소배출권 거래 중개를 시작으로 향후 배출권과 연계한 금융투자상품이 출시된다면 관련 시장은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