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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했던 R&D에 중점 투자…건전재정 기조는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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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구개발(R&D), 저출산 대응, 필수·지역의료 확충 등에 내년도 예산을 중점 투입한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건전재정 기조를 유지하지만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2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5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을 확정했다. 예산안 편성지침은 내년 재정운용 기조와 투자 중점, 재정혁신 방향 등을 담은 원칙으로 각 부처가 예산안 편성 때 준수해야 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다.

주무 부처인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편성지침에도 건전재정 기조를 담았다. 이번 편성지침은 윤석열 정부가 공식적으로 수립한 두 번째 예산안 지침이다. 직전 문재인 정부는 연간 7~9%의 증가율을 앞세워 확장재정 기조를 유지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첫해 열린 재정전략회의에서 건전재정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올해 총지출 예산은 656조6000억원으로 작년보다 2.8% 늘어났다.

건전재정 기조에 따라 내년 예산안의 총지출 증가율도 최대한 억제해 5%를 밑도는 수준에서 결정할 전망이다. 기재부는 작년 8월 중기 재정지출 계획에서 2025년도 총지출 증가율을 4.2%로 제시했다. 이 수치대로라면 내년도 예산안은 684조원가량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도 4대 중점 투자 부문으로 △경제 혁신 생태계 조성 △두터운 약자 복지 △미래 대비 체질 개선 △튼튼한 안보·안전한 사회 등을 제시했다. 우선 혁신·도전형 연구, 인공지능(AI)·첨단바이오·양자 등 미래전략 분야, 신진연구자 지원 등을 중심으로 R&D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예산 편성 당시 고강도 구조조정 대상이던 R&D 예산을 대폭 확충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정부는 올해 R&D 예산을 전년 대비 5조2000억원 급감한 26조5000억원으로 편성했다.

정부는 민간이 하기 어려운 혁신·도전형 R&D 투자를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김동일 기재부 예산실장은 “R&D 저변 확대 시 양적 확대를 염두에 둔 이른바 보조금식 지원을 과감히 조정하겠다는 입장은 확고하다”며 “질적 변화를 꾀하기 위해 혁신·도전형 R&D 예산을 늘리자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를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약자 복지 기조를 이어간다. 일·가정 양립, 돌봄·자녀교육 지원 등 저출산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예산도 늘릴 계획이다.

청년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주거·자산형성·국가장학금 지원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국가장학금은 내년부터 지원 대상을 현행 소득 하위 50%에서 75%로 대폭 늘릴 예정이다. 중산층 가구로 장학금 수혜 대상을 넓혀 현재 100만 명에서 150만 명까지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다.

국민 안전과 관련해선 필수·지역 의료에 중점 투자한다. 중증응급, 분만, 소아진료 등 필수의료 분야를 확충하고 지역의료를 강화하는 데 집중한다. 의료 R&D와 의대 증원 관련 예산도 적극 편성한다.

정부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건전재정 기조를 확립하기 위해 임의 편성이 가능한 재량지출 예산을 10% 이상 감축할 계획이다. 문제는 전체 예산에서 53.0%를 차지하는 의무지출은 일절 건드리지 못해 재정 정책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의무지출은 공적연금과 지방교부금, 국채 이자 등으로 법으로 지출 규모가 정해져 있는 예산이다.

기재부는 오는 5월 말까지 각 부처로부터 받은 예산 요구안을 토대로 6~8월 관계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 및 국민 의견수렴 등을 거칠 예정이다. 이를 토대로 정부 예산안을 편성해 9월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강경민/이광식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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