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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의존도 낮추자"…美·유럽 '우라늄 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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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을 확대하고 있는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산 우라늄 의존도 줄이기에 나섰다.

알렉산더 드 크루 벨기에 총리는 지난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저탄소 에너지(원자력 발전) 부활에 관한 관심이 모스크바의 전쟁 자금 유입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러시아산 핵연료에 대한 의존을 빨리 끊어야 한다”고 밝혔다.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脫)원전에 나선 유럽은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 목표 달성,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전력 소모량 급증 등을 이유로 원전을 재가동하거나 새로 건설하는 추세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원전의 안전한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청정 에너지원을 대규모로 확보하기 위한 가장 저렴한 방법”이라며 “넷제로를 향한 가성비 좋은 경로를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전 르네상스의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는 러시아산 우라늄에 대한 의존도다. EU는 2022년 기준 핵연료로 사용되는 농축 우라늄의 약 30%를 러시아에서 공급받는다. 러시아가 우라늄 수출을 통제할 경우 원전 르네상스가 오히려 에너지 안보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도 자체 우라늄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미국 하원은 지난해 12월 러시아산 저농축 우라늄의 미국 내 수입을 금지하는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부 장관은 20일 “의회가 러시아산 우라늄 공급을 금지하면 차세대 원자로용 연료의 국내 개발을 지원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미국은 저농축 우라늄 공급량의 약 20%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미국에선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10여 년간 폐광된 우라늄 광산이 재가동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텍사스·와이오밍·애리조나·유타주에서 5개 우라늄 채굴업체가 광산을 다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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