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앵귈라가 인공지능(AI) 열풍에 뜻밖의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총 인구가 1만6000명에 불과한 작은 섬인 영국령 앵귈라는 지난해 도메인 수입 3200만달러(약 43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0%가 넘는 수치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한국의 '.kr'과 같은 국가 코드 도메인이 앵귈라는 '.ai'다. 인터넷 보급 초창기 이뤄진 국가별 도메인 배정 때 '.ai'를 받았는데, 수십년이 지나 AI 붐이 일면서 뜻밖의 행운을 누리게 된 것이다.
앵귈라는 홈페이지 주소를 '.ai'로 등록하려는 기업들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인공지능 스타트업인 'X .ai'도 '.ai' 도메인을 받기 위해선 앵귈라에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앵귈라 정부는 도메인 등록 한 건당 140달러(19만원)에서 수천달러까지의 수수료를 징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스 웹스터 총리는 "어떤 사람들은 이를 횡재라고 부르지만 우리는 그저 신이 우리에게 미소 지어주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웹스터 총리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도메인으로 벌어들인 수입은 70세 이상의 시민에게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학교·직업 학교를 짓는 데 투입됐다. 또 공항 시설 개선 및 시민들의 해외 의료 지원에 쓰이기도 했으며, 스포츠 부문 예산도 두배로 늘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