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들이 미국 테슬라와 코인 관련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3대 지수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가운데 해외 인기 종목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믿음은 더욱 확고해지는 분위기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18~22일) 해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6824만달러(약 91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미국 ICE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상장지수펀드(ETF)’에 이어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앞서 테슬라는 이달 첫째 주(4일 기준)엔 순매수 5위를 기록했다가 둘째 주엔 순매수가 88만달러(약 12억원)까지 쪼그라들며 5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달 들어 테슬라 주가는 15.7% 하락하며 여전히 고전 중이지만, 잠시 사그라든 관심이 곧바로 살아난 모습이다.
이달 중순 테슬라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 때문에 18일 하루 테슬라 주가는 6.25% 반등하기도 했다. 미국의 투자전문매체 배런스가 “올 들어 30% 떨어진 테슬라 주가는 30% 더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하는 등 현지 경고음은 여전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현 주가를 저점 매수 기회로 인식했다.
코인 관련주에도 매수세가 몰렸다. 국내 투자자들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와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를 각각 5519만달러(약 738억원), 3079만달러(약 412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순위론 4위와 6위였다. 비트코인을 다량 보유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올 들어 불이 붙은 암호화폐 랠리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지난 19일 블룸버그는 이 회사가 이달 중순 비트코인 9245개를 추가 매입해 전 세계 비트코인의 1%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2X 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는 비트코인 선물지수를 2배로 추종한다. 이들 주가와 수익률은 연초부터 지금까지 각각 122.29%, 71.7% 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테슬라와 코인 관련주 일부는 단기 차익을 노릴 순 있겠지만, 다운사이드(잠재적 손실)에 제한이 없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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