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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생물보안법, 의약품 시장 공급망 혼란 부메랑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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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급망 전쟁 속 승기를 잡기 위해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견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 제약·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 입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 생명공학 기업이 미국 의약품 공급망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미국 제약산업에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 6일 중국의 BGI나 우시앱텍 등 바이오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법안을 11대 1로 통과시켰다. 일명 생물보안법이라 불리는 이 법안은 특정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미국인의 건강 정보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고안됐다. 최종 법으로 제정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지만 미국 하원에도 유사한 법안이 발의되어 있어 미국 산업계는 생물보안법의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의회가 생명공학을 국가 안보의 최우선 관심사로 보고 있다”며 “특정 중국 기업을 블랙리스트에 올리는 것은 의약품 위탁 제조 및 연구를 중국 기업에 아웃소싱한 미국 기업에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시 앱텍은 미국의 크고 작은 기업에 의약품 개발 및 제조 솔루션을 제공하며 매출의 66%를 미국에서 창출한다. 법안이 시행되면 우시앱텍과 계약을 맺은 미국 기업들은 원료 공급망을 재편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국 바이오기업들의 신약 개발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우시앱텍 주가는 올들어 50.67% 급락했다.

생물 보안법 입법을 추진하면 중국 정부가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미국 바이오 기업에 보복 조치를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 투자회사 베어드의 에릭 콜드웰 애널리스트는 “미국 제약회사 찰스 리버는 중국에서 상당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며 “많은 연구·개발 회사들이 중국에 사업장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미국은)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WSJ은 “의약품 공급망을 보호하는 것은 진정한 국가 안보 문제”라며 “미국 기업에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중국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산업을) 보호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고 전했다.

한경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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