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자동차부품업계의 미래차 사업전환과 사업재편이 활발하다. 정부는 자동차 부품기업의 미래차 전환을 위해 2020년 기업활력법에 근거한 사업재편 지원에 ‘미래차 분야’를 추가해 연구개발(R&D)·금융·세제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자동차 부품기업의 전환을 위한 특별법도 작년 말 국회를 통과해 7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최미경 대구시 미래모빌리티 과장은 “대구는 지금까지 24개 기업이 사업재편 승인을 받아 전국의 16%를 차지할 정도로 미래차 전환이 활발하다”며 “자체적으로도 미래차 전환사업도 에 일찌감치 나섰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2022년 산업부와 함께 미래차전환 비전 선포식을 갖고 대구미래차전환 종합지원센터를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에 개소했다. 지능형자동차부품진흥원은 2년 동안 62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배정환 미래차지원센터장은 “사업 첫 해인 2022년 6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해 36개 사를 지원해 사업화 매출 36억 900만원, 신규고용 30여명 창출했다”고 밝혔다. 또 시제품 개발 10건, 신규 수주 3건 등의 실적도 올렸다.
자율주행차량 통합 도어제어시스템 개발 나선 PHA
자동차 문을 닫을 때 힘들이지 않고 차체에 닿게 살짝 밀면 차 문이 모터 힘으로 자동으로 닫히는 기능이 ‘고스트 도어 클로징’이다. 현대차의 최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 G80급 이상의 차량에 선택적으로 적용되는 이 시스템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 공급하는 회사가 대구에 본사를 둔 PHA(대표 허승현)다. 국내 9개, 해외 11개 공장, 국내외 5개 연구소를 두고 현대차·기아를 비롯해 GM, 르노 등에 부품을 공급하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기업이다.지난해 6월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PHA는 자율주행차량의 통합 도어제어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기존의 도어무빙시스템에 센싱과 제어 기술을 융합한 신기술이다. 차량 주변의 위험을 미리 인지한 후 외부 차량이나 물체가 탑승객이나 도어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PHA는 사업재편 승인을 받은 후 완성차 업체로부터 레이더 센서와 제어기가 접목된 부품의 수주에 성공해 양산개발에 착수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회사는 나아가 자동차의 아키텍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사이드 존(Side Zone) 통합제어기 개발로 사업확장에 나섰다. 정청화 PHA 연구소장(부사장)은 “인지(센싱), 제어(ECU), 구동(드라이브 유닛) 기술이 융합된 시스템 부품 체계를 구축해 자율주행차 시스템 부품 기업으로서 도약하겠다”며 “신기술, 신제품 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자동차 배터리 케이스 개발 나선 구영테크
자동차 시트 프레임과 산업용 축압기 등을 생산하는 프레스 전문기업인 대구의 구영테크(대표 이희화)는 1986년 창업했다. 엔진 변속기에 들어가는 프레스 브래킷이 전제 매출의 30%를 차지했다. 엔진을 사용하는 내연기관차가 전기와 수소차로 대체되면서 사업전환 필요성이 컸다. 구영테크는 대구시가 2년 전부터 구축한 미래차전환 사업과 산업부의 사업재편 기업으로도 승인받았다.구영테크는 전기차용 배터리 모듈 케이스와 상부 케이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종명 부사장은 “배터리 가동 시에 가스가 노출되거나 화재발생시 배터리 외부로 번지는 것을 방지하려면 평탄도를 맞추는 초정밀 금형기술력이 필요하다”며 “40여년간 축적한 기술과 경험 덕분에 초격차 기술력과 원가 등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전기차 플랫폼 아래에 들어가는 상부 케이스는 크기가 가로 2m, 세로 1.7m에 이르지만 두께는 0.7~1㎜에 불과해 평탄도를 정밀하게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이 회사는 전기차모듈케이스와 상부 케이스를 개발함으로써 현재 1200억원대인 매출을 5년 안에 두배 가까이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