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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부터 드론으로 마라도 치킨 배달…골프장 잔디 관리도 '척척' [긱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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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와 인천 인근 섬 지역 등에서 올해 5월부터 드론 배송이 시작된다. 차량 진입이 어려워 배달이 불가능하던 지역을 대상으로 무인 드론 배송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치킨과 편의점 물품, 택배물 등이 육지와 섬을 오갈 것으로 보인다.

배달 이외에도 드론의 활용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골프장엔 드론으로 잔디를 관리하는 솔루션이 등장했다. 적기와 충돌해 상대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산 드론도 개발됐다. 경찰은 집회와 시위 등에서 발생하는 불법 행위를 드론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인천 섬 7곳에 치킨·택배 배달

20일 업계에 따르면 드론 스타트업 파블로항공은 5월부터 인천 덕적도와 소야도, 자월도 등 차량 진입이 어려운 섬 7곳을 대상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에 나선다. 투입되는 드론은 ‘PA-H3’ 모델이다. 시속 36㎞로 비행할 수 있다. 10㎞ 구간을 20분 만에 이동한다. 최대 5㎏의 물건을 싣고 25분간 비행 가능하다. 총 8대가 투입된다. 인천시는 택배뿐만 아니라 편의점 물품과 치킨 배달까지 드론 배송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파블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81억원으로 2021년(9억원)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대형 택배업체와 협력해 인천 섬 배송에 나서게 됐다”며 “우체국과도 연계해 공공 배송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븐일레븐, 교촌치킨과 협업해 경기 가평군 청평 지역에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1400건이 넘는 데이터를 확보해 노하우를 쌓았다”고 설명했다.

상대 드론을 무력화하는 방위산업용 드론이 등장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드론 스타트업 니어스랩은 방산과 치안 업무를 수행하는 직충돌형 고속드론을 출시했다. 불법적인 목적으로 접근하는 드론에 충돌해 무력화하는 방식이다. 충돌 속도는 시속 250㎞다. 비전 인공지능(AI)이 목표 드론의 궤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자동으로 접근한다. 낮은 비용으로 대량 생산해 소모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드론 스타트업의 도전에 발맞춰 정부도 드론 생태계 지원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부산과 경남 창원·통영 등 17곳을 선정해 드론 배송과 군수물자 수송, 드론 레저 사업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 한 곳당 4억~12억원을 투입한다. 사업에 참여할 14개 기업도 선정했다. 전국적으로 드론 배송 거점 41곳과 드론 배달점 183곳을 구축할 예정이다.
○골프장·집회 현장에도 드론 투입
골프장 관리 드론도 있다. 스타트업 메이사는 드론을 띄워 사진을 촬영한 뒤 골프장 전 구역을 디지털화해 잔디 상태를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잔디 상태에 따라 지도에 각기 다른 색상이 표시된다. 경기 여주의 렉스필드 골프장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제주 서귀포의 나인브릿지와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김영훈 메이사 대표는 “기존 잔디 관리는 현장 작업자가 수작업으로 처리해 매년 20여억원이 투입되고 데이터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골프장의 넓은 지역을 디지털화한 덕분에 관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드론 데이터 스타트업 엔젤스윙은 드론으로 촬영하고 측량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건설 현장을 가상에서 그대로 구현해 건설사의 시공 관리를 돕고 있다. 건설사는 현장에 인력을 투입하지 않고도 토사량 측량 등 현장의 변화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작업 비용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등 국내외 건설 현장 200곳과 협력하고 있다. 지난해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도 도입돼 피해 복구를 지원했다. 드론 소프트웨어 스타트업 시에라베이스는 기존 드론을 3차원 지도 기반의 자체 시스템에 연동한 뒤 레벨4 수준의 자율 비행 드론으로 탈바꿈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앞으로 집회 현장에도 드론이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실종자 수색에 머물렀던 드론 운용 범위를 본격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집회·시위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의 증거 자료를 수집하고 교통법규 단속에 드론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국가경찰위원회는 이달 초 드론 활용 범위를 확대하는 ‘무인 비행장치 운용규칙 일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드론 시장 4조원 규모로 성장
국토부는 국내 드론 시장 규모가 올해 1조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32년까지 3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해 전 세계 시장의 2%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16.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중국(16.1%)과 일본(5%)이 뒤를 이을 것으로 봤다. 세계 드론 시장은 2032년 146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드론 전체 시장의 42%가 드론 제작 시장이다. 나머지 58%는 드론을 이용한 배송과 농업, 레저 등 드론 활용 시장으로 나타났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래 드론 산업에선 배송과 정밀 탐지, 추적 분야가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미 빅테크 기업의 참여로 드론 배송이 본격화했다”고 말했다.

국토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적군의 드론을 무력화하는 안티드론 훈련장을 경북 의성군과 강원 고성군에 설치했다. 안티드론은 전파 차단과 간섭 등을 이용해 상대 드론의 비행을 방해하는 기술이다. 현행 전파법은 전파 차단과 간섭 등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드론을 활용한 테러 위험이 커지자 정부가 안티드론 훈련장에 한해 안티드론 장비를 시험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부가 드론 기술을 더 신속하게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한 드론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방부가 최근 신속획득절차를 마련하면서 스타트업의 기술을 국방 분야에 도입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10년에서 5년 내로 단축됐다”면서도 “최근 기술 발전 속도를 감안하면 5년이라는 시간도 길다”고 지적했다. 그는 “드론 스타트업 생태계에선 신기술이 나온 지 1년만 지나도 구형 기술로 뒤처진다”고 덧붙였다.

장강호 기자 callm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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