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들의 돈이 밈코인(유행성 코인)으로 몰리고 있다. 17일 가상자산(암호화폐) 리서치 기업 카이코의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7일간 밈코인의 거래 규모는 2021년 10월 이후 최대치(약 800억달러)를 기록했다. 솔라나(SOL) 기반의 밈코인들은 사전 판매를 통해 3일 만에 1억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투자자들이 밈코인에 열광하는 이유는 극단적인 가격 변동성 덕분이다. 비트코인이 전고점을 넘어 7만3000달러를 돌파하면서 가상자산 불장이 도래한 가운데, 100%대 상승률은 밈코인에게 기본값이 돼 버렸다.
20일 코인마켓캡의 데이터에 따르면 도지코인(DOGE, 45%), 시바이누(SHIB, 150%), 페페(PEPE, 460%), 독위프햇(WIF, 440%), 플로키(FLOKI, 425%), 봉크(BONK, 70%), 북오브밈(BOME, 1260%) 등의 밈코인들은 지난 30일 동안 적게는 40%에서 많게는 1000% 넘게 폭등했다.
솔라나 기반 밈코인 프로젝트 슬러프(SLERF)는 이틀 전 사전 판매한 토큰과 에어드롭 물량 전량을 소각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투자자들은 이를 공급 감소 호재로 받아들이며 토큰 가격이 80%가량 오르기도 했다.
한국 시장이 이번 밈코인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9일 마르쿠스 틸렌 매트릭스포트 리서치 총괄은 "한국이 밈코인의 가격 급등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밈코인 가격이 상승하던 시간대의 80%가 아시아 거래 시간대였고 이때 한국 시장에서 밈코인 거래량이 뚜렷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과열된 밈코인 투자를 두고 외신 코인텔레그래프는 '밈코인 버블'로 표현하며 "밈코인을 향한 투자가 과열됐다. 맹목적으로 투자하는 수백만의 신규 사용자들의 재산을 청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은 "한 투자자는 지난 3일간 11개의 밈코인을 거래해 약 1억47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다"면서 모두가 밈코인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나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점을 짚었다.
아울러 밈코인은 내재적 가치가 없고 급등과 급락이 이유 없이 반복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북오브밈은 지난 16일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 상장된 직후 200%가 넘게 급등했으나 이후 50%가 넘는 급락을 겪기도 했다.
백훈종 샌드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밈코인의 급등은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투자, 가격 상승, 이를 본 나머지 일반 투자자들의 추가 매수, 다시 가격 상승 순으로 이뤄진다"면서 "대부분의 밈코인은 변동성이 엄청나다. 파도를 잘못 타면 계좌가 녹는 것을 경험할 수 있어 극도로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네이선(Nathan) 팩토마인드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밈코인은 극단적으로 정보의 불균형이 심한 자산이다. 발행자가 내부자와 물량을 나눠 가진 채로 어떤 짓을 할지 모른다"면서 "지분 구조, 실사 여부 등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곳이 대부분이며 언제 프로젝트를 중단하고 도망갈지 모르는 러그풀 이슈도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밈코인은 유동성이 적어 큰 매수세가 들어오면 큰 폭으로 가격이 상승한다"면서 "이를 보고 투자자들이 혹해 또 매수세를 더하는 식으로 밈코인의 가격 상승이 이뤄진다. 나만 뒤쳐질 수 없다는 이른바 '포모(FOMO, Fear of Missing Out)' 적인 측면이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록체인·가상자산(코인) 투자 정보 플랫폼(앱) </strong>'블루밍비트'에서 더 많은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황두현 블루밍비트 기자 cow5361@bloomingbit.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