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이가 진심 어린 사과를 했습니다. 사과하는, 용기 있는 자세를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습니다."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기간 태도 논란을 빚은 이강인(23·파리생제르맹·PSG)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은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차전을 하루 앞둔 날이다.
특히 '탁구 게이트' 등 사건으로 거센 논란이 인 뒤 처음 치르는 경기이기도 하다. 앞서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날 이강인이 일부 선수들과 따로 탁구를 하려다가 이를 말리는 손흥민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이강인은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건너가 손흥민에게 직접 사과했고, 둘은 이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개하면서 어느 정도 갈등이 봉합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손흥민은 지난 19일 이강인이 대표팀 선후배 앞에서 다시 한번 공개 사과를 했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어제 (대표팀 등이)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며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말하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과에는 용기가 필요한데, 강인이가 용기 있는 자세 보여줘서 선수들이 그 마음을 잘 받아줬다. 똘똘 뭉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며 현재 대표팀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이강인이 런던까지 날아와 먼저 사과한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손흥민은 "누군가가 먼저 사과를 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강인이가 그런 용기를 내줘서 한 팀으로서 뿌듯했다"면서도 "모두가 실수하고, 모두가 실수를 통해 많은 걸 배운다. 어린 선수인 만큼 더 단단해지고, 대표팀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아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더 멋진 선수, 좋은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대표팀은 오는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을 치른다. 오는 26일에는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4차전을 벌인다. 황선홍 임시 축구 대표팀 감독은 지난 11일 대표팀 명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이강인을 발탁한 이유와 관련, "손흥민과 이강인 두 선수와 전부 소통했다"며 "손흥민은 이강인을 안고 화합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