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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억 들고 은퇴한 직장인, 아파트 몰빵 말고 '이것' 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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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위한 자산 배분 전략에서 주식투자를 절반까지, 특히 미국 주식은 20%까지 늘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와 함께 비상장 주식 투자와 채권까지 적절히 분산 투자하면, 자산을 12억원 보유한 가계는 근로소득 없이 최대 22년간 버틸 것으로 기대됐다.

20일 한화투자증권 리서치센터는 이 같은 내용의 자산 배분 전략 보고서를 발표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주식에 전체 자산의 42%를 배분하기 때문에 은퇴 이후에도 배당, 이자 등으로 살아갈 수 있다”며 “소득 65%를 근로에 의존하는 한국인도 주식 중심 자산 배분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국내 순자산 상위 20% 가계를 기준으로 자산 배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작년 말 기준으로 이들 가계는 거주 주택을 제외하고 예금(1억2550만원)과 주식(5950만원), 거주 외 부동산(5억4600만원) 등을 소유했다. 수익 창출이 가능한 자산의 총합은 7억7630만원이었다. 연간 지출은 8786만원으로, 현 생활을 근로소득 없이 유지하면 12년째 투자금이 소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가 12억원이고 포트폴리오 세후수익률 6%를 목표로 한다면 자금이 고갈되는 시기는 22년까지 늦춰졌다. 이를 위해선 70.3%, 16.2%에 달하는 거주 외 부동산과 예금의 비중을 전체 자산의 20%, 10%까지 줄여야 했다. 보험(5%)과 채권(15%)에 일정 부분을 배분하고, 남은 절반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핵심이었다. 국내 주식 20%, 미국 주식 20%, 비상장 벤처투자에 10%를 배분하면 물가상승률 2%와 과세를 고려해도 6%에 근접한 수익률을 낼 수 있었다.

미국 주식이 강조된 이유는 국내 증시 대비 압도적인 수익률 때문이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국내 주식의 누적수익률은 5.84%였지만, 미국은 11.54%였다. 전망도 좋다. 박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은 원자재와 달러가 강할 때 상대적으로 부진한 만큼, 미국 시장은 가장 좋은 짝”이며 “미국 주식에 투자하면 달러 강세를 헤지하고, 주주환원 기능도 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 시뮬레이션에서도 미국 주식의 기대수익률은 12.8%, 세후수익률은 10.1%로 전체 자산 종류 중 가장 높았다.

다른 증권사도 관점은 비슷하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는 국내 가계 자산 배분의 문제점으로 부동산에 치우친 자산구성, 높은 안전 추구 성향을 짚었다. 다만 금융자산을 확대하는 가계가 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 평가했다. 김진웅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은 “최근 부동산 시장 급등락을 경험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에 당분간 금융자산 중심 운용은 늘어날 것”이라며 “수익성을 중요시하는 투자 인구가 늘어난 점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지난해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투자 시 우선 고려사항 1위인 ‘안전성’은 67.5%를 차지해 5년 전 대비 7%P 줄었다. 반면 수익성은 19.3%로 5.5%P 올라 2위를 차지했다. 연구소는 수익성 추구를 위한 ‘5533’ 자산 배분 전략을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금융자산을 50%까지 늘리고, 해외자산을 30%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의미다. 김 소장은 “막상 은퇴를 앞두고 해외 주식 투자에 뛰어들면 오히려 쌓아둔 자산을 쉽게 잃을 수도 있어,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간접상품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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