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교외의 아울렛들이 팝업과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 확충에 나섰다. 고물가에 백화점 발길을 끊은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핵심 타깃이다.
MZ 타깃 팝업과 맛집 유치
19일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사이먼에 따르면 3·1절 연휴였던 지난 1~3일 파주점 신규 가입 회원의 12%가 20대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포인트 이상 높고, 전체 회원 중 20대의 비중(4%)보다도 8%포인트 높았다. 통상 어린 자녀가 있는 40대가 아울렛의 핵심 소비층이란 점에서 이례적이다.신세계사이먼은 이를 하리보 효과로 분석한다. 국내 유통사 최초로 지난해 처음 하리보 팝업을 열었던 신세계사이먼은 20·30세대 유입 효과가 크다고 보고 올해 규모를 대폭 확대했다. 단순 포토존 설치와 굿즈 판매를 넘어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하리보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제작한 팝아트 작품 전시와 프린팅 쇼를 병행했다.
하리보 팝업이 처음 설치된 지난 1일 하루 간 파주점의 방문객 수는 3만명으로 효과는 컸다. 하리보 팝업이 열린 전국 4개 아울렛(여주·파주·부산·시흥)의 방문객 수 합은 12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늘었다. 사흘 간 팝업스토어 거래 건수만 3만5000건에 달했다.
리뉴얼도 한목했다.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파주점은 지난달 29일 전체 브랜드의 20%가 넘는 51개 브랜드를 교체했다. 이 중 마뗑킴·새터·레이브·로우로우 등 12개 브랜드는 아울렛에 처음 입점하는 국내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다. 여기에 아우어베이커리·보난자커피·잭슨피자 등 20·30세대 사이에서 인기있는 F&B 브랜드도 대폭 확충했다.
"야외 이점 살려라" 총력전
이같은 움직임은 지금이 MZ세대를 구애할 수 있는 적기라는 판단에서다. 상시 할인가로 물건을 판매하는 아울렛은 통상 고물가 시대에 강한 유통 시설로 꼽힌다. 실제 지난해 예년보다 긴 장마와 오래 지속된 폭염에도 불구하고 롯데아울렛,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등 ‘빅3’ 업체의 매출은 8조6604억원으로 전년 대비 3.8%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백화점에 큰 손으로 떠오른 젊은층을 할인가와 콘텐츠로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젊은층을 겨냥한 상품기획(MD)에 나선 스타필드 등 실내 복합쇼핑몰과의 경쟁이 관건이다. 결국 야외라는 특징을 활용할 수밖에 없다. 허전욱 신세계사이먼 마케팅팀장은 “MD 개편으로 젊은층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핵심”이라며 “계절별 다른 조경과 콘텐츠 확충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맞아 속속 들어오는 외국인도 핵심 타깃이다. 인천·김포국제공항과 인접한 현대프리미엄아울렛 김포점은 외국인 관광객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다. 최근 출시한 외국인용 현대백화점그룹 통합 멤버십 ‘H포인트 글로벌’로 이용 가능한 서비스를 택시 호출,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예약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이 있는 롯데몰 동부산점은 작년 5월 외국인 전용 라운지를 만들어 사후 면세(택스 리펀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주=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