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 울산이 친환경 ‘꿀잼도시’로의 대변신을 꾀하고 있다. 오페라하우스 건설, 국제정원박람회 유치 등으로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김두겸 울산시장(사진)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여 동안 부자도시 명성을 되찾기 위해 기업의 투자 유치에 혼신의 힘을 다했다”며 “그 성과를 기반으로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꿀잼도시 건설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울산시에 따르면 김 시장은 취임 후 적극적인 친기업 정책을 통해 지난 2월 말까지 20개월여간 19조6000여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유치했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한 달에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곳은 전국에서 울산이 유일하다.
울산시는 올해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굵직한 사업을 추진한다. 문화·관광·스포츠 산업으로 미래 먹거리의 스펙트럼을 넓혀 지역 경제 체질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SK이노베이션은 고사동 울산콤플렉스 정문 앞에 밤·낮 어느 방향에서나 볼 수 있는 미디어아트 조형물 ‘원더 글로브’를 설치한다. 원더 글로브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SK그룹 부스에 설치한 지름 6m짜리 대형 구체 LED(발광다이오드)다. SK의 기술과 사업이 추구하는 청정한 미래를 담은 영상을 선보여 관람객으로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울산시는 공단의 석유 저장탱크와 낡은 공장 건물·담장 등에 국내외 유명 작가의 예술작품을 채색하는 등 화려한 색채로 디자인한다는 구상이다.
울산시는 대한민국 제2국가정원인 태화강에 오페라하우스를, 중구 학성공원 일대에는 태화강물을 끌어들여 운하를 만들고 수상택시를 운항하는 대역사도 추진한다. 울산교 인근 태화강에 지상 5층(높이 30m), 1만5000㎡(연면적 5만여㎡) 규모의 오페라하우스를 지을 예정이다. 공연장은 3000석 규모다. 2026년 공사를 시작해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2억2000여만원을 들여 ‘오페라하우스 건립 타당성 및 기본구상 용역’을 진행 중이다. 오페라하우스의 최종 설계는 구겐하임빌바오미술관, 호주 오페라하우스처럼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도록 국제공모를 통해 진행할 방침이다.
학성공원 일대에는 길이 1.1㎞, 너비 10m 규모의 물길을 조성하고, 학성공원과 태화강을 연결하는 직선형 물길에 수상택시를 운영한다는 구상이다. 동구 일산해수욕장 일대는 2026년까지 500억원을 들여 해양레저스포츠센터, 18선석 규모의 레저계류시설, 다이빙 시설 등을 조성한다.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유치에도 나선다. 생태관광 1번지가 된 태화강 국가정원을 세계에 널리 알려 울산시의 브랜드 가치를 한층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 시장은 “대형 파크골프장과 유스호스텔 조성 등의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며 “더 자주 찾고 싶고, 더 오래 머물고 싶은 꿀잼도시 울산을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