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건조기 시장 연 LG전자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최근 세탁건조기 신제품을 공개한 뒤 서로 다른 장점을 내세워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LG전자는 적은 전력을 소비하면서도 건조기 성능을 완벽히 구현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저렴한 가격과 인공지능(AI) 기능을 강조하고 나섰다.처음 세탁건조기 시장을 연 기업은 LG전자다. 지난해 9월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23)에서 먼저 공개했고, 소비자 시장에 제품을 출시한 것도 올해 2월로 가장 빠르다. 이렇게 선보인 첫 번째 세탁건조기는 프리미엄형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다. 대용량 드럼 세탁기와 인버터 히트펌프 방식 건조기를 한 대로 합친 제품이다. 세탁 용량은 25㎏, 건조 용량은 13㎏이고 소비자가 원하면 추가로 4㎏ 용량 미니워시를 넣을 수 있다.
세탁물을 옮길 필요도 없고, 건조기를 위한 공간도 확보할 필요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외출할 때도 유용하다. 외출 전 세탁을 시작하고 집에 돌아와 건조까지 마무리된 세탁물을 꺼내 정리하면 된다.
가격대는 다소 높은 편이다. 출고가가 690만원으로, 기존의 고급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가격보다도 200만~300만원 높다.
○보급형 세탁·건조 용량은 동일
LG전자가 제품을 출시한 바로 다음날 삼성전자도 세탁건조기를 공개했다. ‘비스포크 AI 콤보’다. 출고가 399만원으로 LG전자 고급형 제품보다 30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에 질세라 LG전자도 지난 13일 보급형인 ‘LG 트롬 오브제컬렉션 워시콤보’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고가는 449만원. LG전자가 앞서 선보인 ‘LG 시그니처 세탁건조기’는 프리미엄 모델이어서 삼성전자 제품과 직접 비교가 어려웠으나, 양사 모두 보급형 모델을 내놓으며 경쟁이 본격화됐다.보급형 모델 기준으로 LG전자와 삼성전자 제품의 기본 성능은 비슷하다. 양사 제품 모두 세탁과 건조 용량이 각각 25㎏, 15㎏으로 같고, 세탁물 3㎏ 기준으로 세탁부터 건조까지 99분 만에 끝난다는 점도 동일하다.
양사 모두 건조에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점도 비슷하다. 과거에도 일체형 세탁건조기 제품이 있었지만 전기로 공기를 달구는 히터 방식이라 ‘전기 잡아먹는 하마’로 불렸다. 옷감이 상한다는 점도 문제였다. 히트펌프 기술은 냉매를 순환시켜 생긴 열로 빨래의 수분을 빨아들이는 저온 제습 방식을 택해 옷감을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히터식 세탁건조기와 대비하면 에너지 사용량이 50% 절감된다.
○건조 방식 달라 소비전력 차이
건조 방식이 완전히 동일한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신기술인 히트펌프와 기존의 히터 방식을 섞어서 적용했고, LG전자는 100% 히트펌프 기술만 적용했다. 이 때문에 소비전력에도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의 건조 소비전력은 1700와트(W), LG전자는 570W다. LG전자는 “국내 세탁건조기 중 유일하게 과거 방식인 히터를 전혀 쓰지 않고 100% 히트펌프 기술만으로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제품 크기와 무게에도 차이가 있다. LG전자는 트롬 세탁기 한 대와 같은 수준의 크기를 유지했다. 높이가 990㎜로 낮은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높이가 1100㎜로 좀 더 높고, 폭과 깊이는 LG전자 제품보다 짧다. 무게는 LG전자가 95㎏, 삼성전자가 144㎏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