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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유럽연합(EU)과 미국 방산기업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독일 최대 방산업체인 라인메탈과 헨솔트 주가는 올 들어 이날까지 52.65%, 34.77% 각각 올랐다. 시가총액은 각각 200억5700만유로(약 29조900억원), 38억9500만유로(약 5조6500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영국 BAE시스템스가 16.04%, 프랑스 탈레스그룹이 9.89% 오르는 등 각국을 대표하는 방산업체 역시 상승세다. 2022년 전쟁 발발 직후 주가가 우상향 곡선을 그렸고 상장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주가가 가장 크게 오른 라인메탈은 전차포 개발의 강자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국영기업 우크로보론프롬과 전차 생산 등을 위한 합동벤처를 설립했고 지난달엔 우크라이나 방산업체와 현지 탄약공장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헨솔트는 방공 시스템에 들어가는 ‘TRML-4D’ 대공 감시 레이더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며 전쟁 관련주로 떠올랐다. 이 회사의 작년 매출은 18억4700만유로(약 2조6700억원)로 전년 대비 8.2% 늘었고 수주 실적은 20억8700만유로(약 3조원)로 전년 대비 4.7% 증가했다. 헨솔트는 “TRML-4D 레이더의 납품이 센서 부문 실적을 키운 결과”라고 설명했다. BAE시스템스는 우크라이나 포병 장비 복구와 무기 제조를 지원하는 기업이다. 탈레스그룹은 방공 레이더와 요격 미사일 등을 공급하며 전쟁 특수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다.
몸집이 무거운 미국 방산 ‘대장주’도 우상향 추세다. 세계 최대 항공방산업체로 꼽히는 RTX는 올 들어 주가가 9.05% 올랐다. 장갑차와 잠수함을 만드는 제너럴다이내믹스는 같은 기간 주가가 6.42% 상승해 연중 최고가 수준에 도달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군사 장비 수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2380억달러(약 317조원)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유럽권 무기 수입이 증가한 덕분이다.
헤지펀드업계 한 관계자는 “폴란드 체코 등 러시아 접경 국가가 안보 불안으로 무기 수입을 늘리고 있어 올해도 주요 방산업체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