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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원이 안보 위협을 이유로 ‘틱톡 강제 매각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유럽에서도 잇따라 ‘패스트패션 제한법’ ‘디지털서비스법(DSA)’ 등을 앞세워 쉬인, 테무,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르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하원은 이날 만장일치로 ‘패스트패션 제한법’을 가결했다. 패스트패션은 최신 유행을 반영해 시즌 구분 없이 빠르게 신제품을 내놓고 소비하는 의류산업이다. 프랑스 하원은 패스트패션이 과잉생산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과도한 소비자 지출을 유발한다는 이유로 부담금 부과 및 광고 금지 내용을 담은 패스트패션 제한법을 최초로 통과시켰다. 내년에 패스트패션 업체에 환경 부담금으로 의류 제품당 5유로(약 7200원)를 부과하고, 2030년까지 판매 가격의 절반을 넘지 않는 선에서 부담금을 10유로(약 1만4000원)까지 인상할 수 있다. 이들 업체의 초저가 의류 판매 광고도 금지한다.
업계에선 이 법안이 사실상 중국 패스트패션 업체인 쉬인과 테무를 겨냥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오프라인 매장 없이 온라인으로 승부하는 쉬인은 코로나19를 계기로 급성장했다. 로이터통신은 “매우 유연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수요에 따라 주문을 확대하는 쉬인과 테무의 인기는 패션 소매업계를 큰 혼란에 빠뜨렸다”고 분석했다. 법안을 주도한 안 세실 비올랑 의원은 이날 “부담금은 세금이 아니다”며 “지속 가능한 의류 생산자들에게 재분배돼 가격을 낮추는 데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중국 알리익스프레스가 디지털서비스법(DSA) 규정을 다수 위반한 것으로 의심돼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가짜 의약품 등 소비자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제품 판매 금지 약관을 온전히 이행하지 않은 것과 미성년자의 음란물 접근 차단 조처가 미흡한 점, 소비자 분쟁 조정 시스템 구축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 등을 지적했다. 전자상거래업체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탈리아는 틱톡에 칼을 겨눴다. AFP통신은 이날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가 틱톡에 1000만유로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보도했다. 미성년자와 취약층 안전을 위협하는 콘텐츠 유포에 대해 틱톡이 적절한 감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