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사진)이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제침체+물가상승)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며 인플레이션 완화를 전망했다. 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주택 비용이 올해 하락한다면 물가 상승에 대한 압박도 자연히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정체되고 있다며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지난 9개월간 3% 이상을 기록하면서다. CPI는 지난해 6월 4%를 기록한 이후 3%대로 내려앉으며 크게 둔화했다. 미국 2월 CPI는 전년 대비 3.2% 상승해 1월(3.1%)보다 높게 나타났다. 2022년 6월 최고치를 기록했던 9.1%에 비해 하락했지만 미 중앙은행(Fed) 목표인 2%를 넘은 수치다.
옐런 장관은 "인플레이션에 가장 크게 기여한 단일 요인(임대 주택 비용)이 올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1월과 2월 인플레이션을 이끌었던 임대 주택 비용이 앞으로 몇 달 안에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다. 주거비는 CPI 가중치에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임차인들이 낮은 임대료로 신규 계약을 체결한다면 임대 주택 비용이 하락해 소비자 물가에도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옐런 장관은 “대부분의 예측가들은 우리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는 경로에 있다고 믿는다”며 "인플레이션은 2022년 고점에서 3분의 2 가량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Fed는 인플레이션을 진압하기 위해 5.25~5.50%까지 금리를 인상하며 세 차례에 걸쳐 동결했다.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2022년에는 가파른 금리 인상에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급증했지만, 미국 경제가 지속해서 성장하는 데다 물가상승세가 둔화하며 이 같은 여론은 종식되는 추세다.
백악관은 지난 11일 2025회계연도 예산을 제안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 전망치를 종전 3.6%에서 4.4%로, 3개월물 금리는 3.8%에서 5.1%로 상향했다. 국채 금리가 오르면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는 늘어난다. 지금과 같은 고금리 기조에서 백악관은 올해 약 8900억달러(약 1173조원)를 지출할 예정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1%에 달하는 금액이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