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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IBM이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부서 직원을 줄일 예정이다. IBM은 수천개의 일자리를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이라 앞으로 감원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CNBC는 12일(현지시간) 조나단 아다셰크 IBM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IO)가 이 부서 직원들과 회의를 통해 마케팅 및 커뮤니케이션 부서 인력 축소안을 발표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되진 않았다.
IBM은 지난해 1월 실적 발표에서 3900개 일자리를 줄일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IBM은 지난해 8월 8000개의 일자리를 AI 기술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IBM은 AI으로 대체할 수 있는 직무는 향후 몇 년 간 채용을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한 인터뷰에서 "5년간 업무지원 부서에서 종사하는 직원 2만6000명 중 30%가 AI와 자동화로 대체되는 것으로 쉽게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IBM은 엔터프라이즈 AI 영역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아마존 등과의 경쟁에서 다소 뒤처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IBM은 과거 AI 왓슨을 통해 전 세계 병원에서 의사를 도울 수 있는 AI를 개발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IBM은 지난 몇 년 동안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느린 편이다. 작년 4분기 매출은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하는 데 그쳤다.
AI 등장 이후 인간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는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챗GPT와 같은 생성 AI가 전세계적으로 3억개에 달하는 정규직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과 유럽에선 전체 직업의 3분의 2 정도는 AI 자동화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IBM을 비롯한 IT 기업들이 감원을 이어가고 있다. 세계 주요 테크 기업의 해고 현황을 추적하는 웹사이트(Layoffs)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금까지 약 204개의 기술 기업이 약 5만 개의 일자리를 줄였다. 올 1월은 알파벳, 아마존, 유니티 등이 감원을 발표하면서 감원 규모는 작년 3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