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써키트가 고려아연 주식 투자로 150억원가량의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을 비롯한 오너 일가가 고려아연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코리아써키트를 동원한 결과다.
![](https://img.hankyung.com/photo/202403/AA.36092569.1.jpg)
본업과 동떨어진 회사에 투자해 손실을 보면서 코리아써키트 주가도 내림세다. 전자제품 기판을 생산하는 이 회사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3.70% 내린 1만8230원에 장을 마쳤다.
소액주주들은 코리아써키트가 2017년부터 배당하지 않고 있는 데다 투자와 연구개발(R&D)에 써야 할 자금이 엉뚱한 곳으로 새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코리아써키트가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이는 이유는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것이란 관측이 많다. 코리아써키트는 장 고문 일가가 지배하는 영풍 등이 지분 50.4%를 보유하고 있다. 장 고문 일가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일가와 신사업·유상증자 결정을 놓고 갈등을 빚은 뒤 고려아연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오너 일가를 지원하기 위해 회삿돈을 쓴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