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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가 유가 하락, 원유 감산 영향으로 지난해 순익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1213억달러(약 160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24.7%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총매출도 같은 기간 17% 줄어 4408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잉여현금은 1485억달러에서 1012억달러로 감소했다. 아람코는 원유 가격 하락, 판매량 감소, 정제·화학 부문 마진이 악화하면서 순이익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2022년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에너지 공급망 혼란이 일자, 유가는 배럴당 130달러를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해 아람코의 순이익은 2021년 1100억달러보다 46%가량 급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유가가 다시 배럴당 85달러로 떨어지며 아람코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78.01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4월 선물은 배럴당 82.08에 장을 마쳤다.
다만 절대 규모로 따지면 아람코의 지난해 순이익은 역대 두 번째로 크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작년은 지정학적 변동, 경제적 역풍, 인플레이션 압력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석유 수요가 기록적인 수준에 도달한 한 해였다”며 “그 가운데 아람코는 건전한 현금 흐름과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주주 배당금은 전년 대비 30% 확대해 978억 달러를 지급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막대한 배당금을 통해 정부 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하고 있다”며 “아람코의 배당 확대는 재정 적자 확대에 직면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이끄는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는 초대형 부동산 개발사업인 ‘네옴’을 추진하고 관광 자원을 개발하는 등 탈석유 시대를 대비해 경제 구조를 개혁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하는 이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아람코는 올해 투자자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대한 총배당금이 2023년보다 더 많아질 전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급 과잉으로 인한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석유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인 OPEC플러스(OPEC+)는 당초 올 1분기까지 예정했던 자발적 원유 감산을 2분기까지 연장하기로 이달 초 결정했다. 아람코의 하루 석유 생산량은 2022년 1150만 배럴에서 지난해 1070만 배럴로 감소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