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다소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M&A 매물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에코비트, HMM 등을 꼽았다.
한국경제신문 자본시장 전문매체인 마켓인사이트가 10일 국내 투자은행(IB) 업계 전문가 6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76.4%가 올해 M&A 거래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별 차이 없을 것’(18.2%), ‘줄어들 것’(5.4%)이란 답변을 압도한다. 글로벌 금리 인상 여파로 자본시장이 얼어붙으면서 M&A 거래가 크게 위축된 지난해와 비교하면 올해 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란 전망이다.
M&A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 상당수는 그 배경으로 ‘대기업발(發) 구조조정 매물 출현’을 꼽았다. SK와 LG, 롯데, 신세계, CJ 등 주요 대기업이 비주력 사업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매물이 나오고,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구조조정을 마무리한 기업들이 신성장동력을 갖추는 과정에서 M&A에 나서면 연쇄적으로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본 이들도 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침체된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 여파로 지갑을 닫았던 PEF들이 드라이파우더를 소진하기 위해 다시 M&A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펀드 만기가 다가온 PEF는 매물을 시장에 내놓으면서 거래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각 측의 가격 눈높이가 낮아지면서 성사되는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올해 주목할 만한 M&A 매물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와 에코비트, HMM이 각각 9명의 선택을 받아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는 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사(LCC) 4곳을 적격인수후보(쇼트리스트)로 선정했다. 에코비트는 자금난으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을 지원하기 위해 태영그룹이 내놓은 매물이다. 올초 매각 작업이 무산된 HMM은 여전히 IB업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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