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애하는 (김정은) 총비서 동지를 사회주의 대가정의 어버이로 높이 모시고 사는 것이야말로 우리 여성들의 가장 큰 행운이고 최대의 행복이다."
북한은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위와 같은 내용을 기관지에 실으며 여성들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충성할 것으로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여성들이 문화 도덕적으로 아름답고 순결해야 나라가 문명해지고 가정과 사회가 건전해진다"며 "여성들은 공중도덕을 잘 지키고 옷차림과 몸단장을 시대적 미감에 맞게 아름답고 고상하게 하여 우리 식의 생활 양식과 도덕 기풍을 구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특히 어머니의 역할을 강조했다. 신문은 "사람들의 품격은 어머니의 손길 아래서 먼저 형성되게 된다"며 "어머니들은 자식들을 대바르고 훌륭하게 키우는데 온갖 정성과 노력을 다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세계 여성의 날을 국가적 명절인 '국제부녀절'로 지정해 체제 선전 계기로 삼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자녀들을 잘 키운 '모범 어머니'들이 자신의 경험담을 발표하는 여성 모임이 열렸고, 노동신문은 7일 "나라의 꽃, 사회의 꽃, 가정의 꽃인 우리 여성들에 대한 사랑과 정이 날이 갈수록 뜨거워지는 가운데 3·8 국제부녀절을 맞으며 어디서나 축하 분위기로 설레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이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할 것을 공식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북한 여성들은 '국제부녀절' 행사에 동원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3일 전부터 노래 연습을 하고 춤을 추면서 율동을 맞춰야 했다"면서 "부녀절은 아내들이 남편을 섬기고 자녀를 키우며 가정의 무겁고 힘든 일에서 해방되어 단 하루 쉬는 명절인데 오히려 각종 행사로 인해 더 피곤한 날"이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집집마다 한 끼를 제대로 먹을 식량이 없는데, 빈곤에 처한 여성들을 강제로 내모는 부녀절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