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3월 08일 14:1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S&P가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좀처럼 해결되고 있지 않은 데다 해외 대체투자 손실이 우려된다는 게 S&P의 분석이다.
S&P는 8일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의 장·단기 신용등급인 ‘BBB’와 ‘A-2’이 한 단계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뜻이다.
부동산 PF 관련 리스크가 크다는 게 S&P의 설명이다. S&P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의 평균 부동산 PF 익스포저는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대비 약 33% 수준이다. S&P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상당한 규모의 국내외 부동산 익스포저를 갖고 있다”며 “향후 1~2년 동안 자산건전성 및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해외 대체투자 관련 손실도 신용도 하향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증권사들의 손해가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20%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은 상태다. S&P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대체투자 익스포저는 평균 약 30%”라며 “대부분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되는 후순위 지분 투자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되는 홍콩 H지수 연동 주식연계증권(ELS)의 불완전판매에 대한 불확실성도 반영했다. S&P는 “금융당국이 ELS 투자자들의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ELS 상품의 불완전판매 여부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불완전판매가 인정될 경우 배상금 지급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뿐 아니라 국내 금융업을 바라보는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잣대가 깐깐해지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 7일 국내 은행 산업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무디스는 "향후 12∼18개월 내 은행의 영업 환경과 수익성의 약화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