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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홍채 스캔 기반 암호화폐 월드코인에 제동을 걸었다. 월드코인은 오픈AI의 챗GPT 열풍의 주역 샘 올트먼이 만든 암호화폐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페인 규제 기관 AEPD는 월드코인에 개인정보 수집을 즉시 중단하고 이미 수집된 데이터 사용은 금지했다. 스페인 당국은 "이번 주 초에 이미 예방적 조치를 취했으며 월드코인에 72시간 동안 명령 준수 사실을 입증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올트먼은 지난해 7월 월드코인을 출시했다. 인공지능(AI) 시대가 오면 홍채 정보를 통해 인간임을 인증한 이들에게 기본소득을 지급하겠다는 구상으로 개발됐다. '오브'라는 기기를 통해 홍채 정보를 등록하면 1년간 월드코인 76개(최초 10개)를 무상으로 지급한다.
하지만 당사자가 정보 수집에 동의만 하면 전 세계 사람들의 홍채 정보를 모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미성년자들이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지난달 올트먼의 오픈AI가 영상 제작 생성형 AI 서비스인 소라를 공개한 이후 월드코인 시세가 3달러에서 약 10달러로 폭등하면서 가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 홍채 정보 수집에 동의하는 대가로 무상 지급받는 코인의 현금화 가치 폭등을 노린 유입세다.
스페인 당국은 "스페인은 유럽 국가 중 최초로 월드코인에 대해 조치를 취한 국가"라며 "월드코인이 미성년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에 대한 특별한 우려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밝혔다. 월드코인은 지난해 미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로 인해 미국에서는 아예 출시하지 못했다. 중국, 인도 등에서도 월드코인 사용이 금지돼 있다.
FT는 "점점 더 정교해지는 인공지능과 인간을 구별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용자의 인격을 증명하는 방법이 필수적이게 됐지만, 홍채 정보 수집 방식은 여러 나라에서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