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꼽는 4월 총선 격전지 중 하나는 강원도 내 최대 도시 원주다. 강원도는 보수 텃밭으로 분류되지만 혁신·기업도시들이 원주에 자리하면서 접전지가 됐다. 원주시 평균 연령은 44.3세(2월 기준)로 강원도(47.7세)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기도 하다.
역대 선거에서도 여야의 승부가 팽팽했다. 2022년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5.63%포인트 차이로 이겼지만, 2017년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는 김진태 현 강원지사 대신 이광재 후보를 많이 뽑았지만, 원주시장은 국민의힘이 가져갔다. 정치권 인사들이 총선의 ‘바로미터’로 원주를 꼽는 이유다.
접전지인 만큼 양당은 대진표를 일찌감치 확정했다. 원주갑에서는 보궐선거로 입성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원주시장 출신인 원창묵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리턴 매치’를 벌인다. 원주을에서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3선에 도전한다. 국민의힘은 이 지역에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김완섭 후보를 단수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지역 개발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다. 지지 정당과 무관하게 지역민의 표심을 얻고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 의원과 김 전 차관은 지난 5일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의 종착역을 원주역으로 확정하고 조기 착공에 나설 것을 공약했다.
박 의원과 김 전 차관은 지난달 18일 이르게 본선행을 확정 지었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격전지’로 분류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섰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26일 원주를 방문해 후보들의 손을 잡고 “(원주는) 가장 공천이 잘된 곳”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작년 8월 이후 원주를 방문한 적이 없다.
민주당은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서 우세하다. 원주갑에는 원주기업도시가 자리한 지정면, 원주을에는 혁신도시가 있는 단구동과 반곡동 등이다. 외지에서 온 30·40대 인구가 집중된 지역이다. 지역 관계자는 “투표소로만 따졌을 땐 적어 보여도 원주 인구의 30% 이상이 거주해 여기서 승기를 잡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3040 표심도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당 관계자는 “어쨌든 총선 때는 지역 개발 이슈가 작용하는데 여당의 지원 유세가 신경 쓰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점도 변수다.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김모씨(53)는 “‘이재명 체포동의안’ 가결 여부에 대해 송 의원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수박’(비명계)이라면 국민의힘이 당선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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