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 신청을 강행한 정부와 대학본부에 "사실상 필수의료를 없애 국가 자살 상태로 가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지난 3일 총궐기대회 당시 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약회사 의사집회 동원 글에 대해 고소장을 제출했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5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의학 교육을 직접 담당하는 의대 교수들의 분노와 절규가 담긴 반대에도 불구하고 각 대학본부는 3401명이라는 터무니없는 규모의 의대정원 증원 안을 정부에 제출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번 증원 신청이 교육부의 압박으로 일어난 일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는 의대학장들이 증원에 대해서 1명도 증원 동의 안한다고 밝혔고 그 외 대학도 많아야 10% 수준이라고 말했다"며 "의대 학장과 교수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총장이 스스로 (증원 규모를) 보고한 것인지, 아니면 외부 압력 있었는지는 정확히 밝혀야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정부 브리핑에서 심민철 교육부 인재정책기획관은 외압 의혹에 대해 "의대 증원 수요는 기본적으로 자율적 의지에 기반하는 것으로, 불이익은 사실이 아니다"며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주 위원장은 의대 교수들의 사퇴 움직임에 대해 "(교수 사퇴가) 집단적 상황은 아니지만 분위기는 상당히 확산돼 있다"며 "지금 있는 교수님들마저 대학과 병원을 떠나고 있는데, 무슨 수로 의대 교수 1000명을 충원하겠냐"며 고 덧붙였다.
주 위원장은 이날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서 제약회사 직원을 동원했다'는 글에 대해 고소장을 접수했다고도 밝혔다.
의협은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에서 약 4만명 (주최 합산) 규모의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다만 한 직장인 커뮤니티에서 제약회사 직원이라는 글 작성자가 "해당 집회에 제약회사 직원들이 동원됐다"는 주장을 하며 논란이 일었다.
주 위원장은 "조금 전에 고소장을 냈다"며 "글을 쓴 사람이 누군지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한 매체는 의협이 지난 4일 1톤 트럭을 동원해 문서를 대량으로 폐기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주 위원장은 "의협 의료감정팀에서 의료사고 피해자들의 개인정보가 담긴 문서를 파기하는 것도 마치 의사들이 잘못한 게 많아서 문서를 파기하는 범죄집단인 것마냥 호도되고 있다"며 했다.
그는 "의사집단을 부도덕하고 파렴치한 집단인것처럼 비치면, 이 사태 해결에는 어떤 도움도 안된다"며 "그런 식으로 의사들을 몰아붙이면 굴복할거라고 보는데 ,굴복에 꿈쩍도 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