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뭄이 든 나라에서 수력발전이 줄고 화석연료 사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밝혔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EA는 지난해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보다 1.1%(4억1000만t) 증가한 374억t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9일 발표했다.
IEA는 "파리기후협약이 정한 기후 목표(지구 평균 기온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를 달성하기 위해 요구되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급격한 감소는커녕 배출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IEA 보고서에 따르면, 수력발전을 대체하기 위한 화석연료 사용이 이산화탄소 증가분의 40%를 차지했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에 따른 전력 수요와 석탄 발전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인해 지난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증가했다.
중국의 배출량은 전년 대비 5.2% 증가한 126억t으로 전 세계 국가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인도에서는 특히 가뭄이 큰 영향을 미쳐 배출량이 전년보다 7% 늘었다. IEA는 "가뭄 영향이 없었다면 작년 배출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진국 배출량은 전년보다 4.5% 줄어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재생 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효율화 조치, 산업 생산 저하, 일부 지역의 온난한 날씨로 인한 에너지 수요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0.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유럽연합(EU)은 배출량이 거의 9% 감소했고, 미국은 2.5%의 경제 성장에도 배출량이 4.1% 줄었다.
IEA는 재생 에너지와 전기 자동차 보급 확대에 힘입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증가 속도가 계속 둔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2년 배출량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작년 증가율은 그보다 적은 1.1%다.
지난해 풍력·태양광 에너지 발전은 540GW(기가와트) 늘어 2022년보다 75% 증가했고, 전기 자동차 판매량은 35% 늘어 약 1400만대로 집계됐다고 덧붙였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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