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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록 출신 '삼성맨'의 큰 그림?…돌연 3억 베팅한 이유 [김익환의 컴퍼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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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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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02월 27일 15:44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얼굴이 바꼈네요."

    지난달 31일 삼성전자 실적 컨퍼런스콜. 글로벌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 등이 주목하는 이 행사를 주도하는 임원이 교체됐다. 최근 IR팀장에 오른 오 다니엘 부사장이 삼성전자를 대표해서 기관투자가 만남과 IR 진행 등을 총괄한다.

    2022년 삼성전자에 합류한 오 부사장은 블랙록·ISS 등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시장 전문가다. 시장 흐름을 꿰뚫고 있는 데다 회사 사정도 훤히 아는 그가 최근 삼성전자 주식 수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 부사장은 지난 22일 삼성전자 주식 4100주를 3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매입가격은 7만3300원이다. 2022년 회사에 합류한 그가 2년 만에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IR 담당자가 주식을 사들이자, 앞으로 주가와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컨퍼런스콜을 총괄하는 자리인 만큼 책임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번 매입은 오 부사장의 이력 때문에 한층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20년 동안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방어 업무, IR 등의 전문가로 활동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경제학부를 졸업한 그는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2008~2013년)와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2014~2016년)에서 임원으로 근무했다. 2016~2019년엔 세계 2위 금광업체인 베릭골드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주도했다. 2019~2021년에는 미국 컨설팅업체인 머로우소달리에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과 주주총회 전략 수립 등을 수행했다.

    자산운용과 의결권 분석, 지배구조 개편 등 시장 전반에서 다양한 전략과 업무를 맡으면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최근 회사 IR홈페이지와 실적 프레젠테이션(PT·장표)의 새 단장을 주도하면서 기관의 호평을 끌어낸 바 있다.

    오 부사장이 저가매수에 나섰다는 평가도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7만원대를 맴돌고 있다. 다른 반도체 종목인 엔비디아와 SK하이닉스 등의 주가가 뜀박질하는 것과는 딴판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수요 폭발로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D램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지만 삼성전자는 박스권을 오가고 있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개인투자자들이 주가가 조금 오르면 매물이 쏟아내고 있다"며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사업도 하는 삼성전자는 글로벌 반도체 지수에 편입되지 않아 AI 반도체 관련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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