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26일 15:53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앵커프라이빗에쿼티(PE)가 보유한 투자 자산을 상당수 매각한다. 카카오픽코마·카카오엔터테인먼트(소수지분)와 교육지대, 메타엠, 엔코아 등을 매물로 내놨다. 회수 성과에 대한 해외 출자자(LP)들의 압박이 커지자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 다수가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대상으로 카카오픽코마(구 카카오재팬) 소수지분에 대한 인수 의사를 묻고 있다. 매각 대상은 앵커PE가 보유한 지분 최대 7.7%다. 매각 주관사는 아직 선정되지 않았다. 본격적인 매각 개시에 앞서 사전에 분위기를 살펴보는 차원으로 전해졌다.
앵커PE는 2021년 6000억원을 들여 글로벌 만화 플랫폼인 픽코마에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 기업가치를 8조8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글로벌 웹툰 시장은 급속도로 규모를 키우면서 훈풍이 불고 있다. 픽코마는 작년 거래액이 1000억엔(한화 약 9000억원)을 돌파했다. 2016년 출시 이후 최고 기록이다.
앵커PE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엔터 소수지분에 대해서도 작년 매각 가능성을 살폈다. 소수의 대형 PE를 중심으로 5% 미만 지분 매각 의사를 타진했다. 앵커PE는 카카오엔터 지분 12.4%를 보유한 2대주주다. 2016년 카카오의 콘텐츠 자회사인 포도트리에 1250억원을, 이후 2020년엔 카카오엠에 2098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포도트리에서 이름을 바꾼 카카오페이지와 카카오엠이 2021년 합병하면서 합병회사 카카오엔터 2대주주에 올랐다.
카카오픽코마와 카카오엔터 모두 기업공개(IPO) 전 투자금 일부를 회수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되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에서 비롯된 사법리스크로 그룹사 전반이 상장 작업을 멈춘 상태다.
이외에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들도 매물로 나와있다. 작년 하반기엔 삼정KPMG를 주관사로 선정해 교육지대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했다. 매각가는 1500억원 내외로 예상되고 있다. 2019년 모회사 이투스교육 경영권을 확보한 뒤 2021년부터 투자 회수를 시도하고 있다. 매각이 여의치 않으면서 분리매각으로 선회했다. 이투스교육이 보유한 학습지 '윙크' 운영사 단비교육은 작년 말 기업공개(IPO) 작업에 착수했다.
메타엠과 엔코아는 삼일회계법인을 주관사로 선정해 작년부터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교육지대와 함께 작년 매각 절차를 마칠 계획이었으나 아직 원매자를 찾지 못했다.
포트폴리오 매각에 드라이브를 건 건 출자자(LP)들의 회수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어서다. 매각과 기업공개(IPO) 계획이 차질을 빚으면서 해외 LP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으로 전해졌다. 컬리가 대표적이다. 컬리는 IPO에 실패하면서 자금 압박이 커진 상황이다. 앵커PE는 2021년 컬리에 프리IPO(상장전지분투자)로 2500억원을 투자하면서 회사 기업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했다.
골드만삭스 출신인 안상균 대표가 이끄는 앵커PE는 해외 출자자(LP)들로부터 자금을 확보해 한국 기업에 주로 투자해왔다. 소수지분 투자로 시작해 일정기간 이후엔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써왔다. 최근엔 소수지분 투자에 주력했다.
하지은 기자 hazz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