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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들 2300억 베팅한 곳이…"묻고 더블로 가" 기대감 폭발 [최만수의 스톡 네비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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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장은 단타죠. 몇년만에 크게 먹을 수 있는 찬스가 왔어요.”
“묻고 더블로 가야합니다. 곱버스로 투자하세요.”

오는 26일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내용 발표를 앞두고 증권가가 들썩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온라인 카페에서 급락장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주로 내놓고 있다. ‘뉴스에 팔라’는 격언처럼 세부안이 발표되면 실망 매물과 차익실현 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지수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집중매수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달들어 ‘KODEX 200선물인버스2X’ ETF를 228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네이버,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이다. ETF 상품 중에선 단연 1위였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 지수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ETF다. 지수 하락분의 약 2배 만큼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에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곱버스(곱하기 인버스)’라고 불린다.

곱버스 ETF는 개별 종목의 하락에 투자하는 공매도에 비해 거래가 간편하다. 개별 종목이 아니라 지수 인덱스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이 적고 위험도가 낮다는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지수가 상승할 경우 돈을 2배로 잃을 수 있는 초고위험 상품이다.

개인들은 곱버스 외에 ‘KODEX 인버스’ ‘삼성 인버스 2X 코스닥150 선물 ETN’도 각각 412억원, 357억어치 순매수했다.



정부가 발표할 최종안에는 한국거래소가 상장사에 기업가치 개선계획 공표를 권고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들이 거래소 가이드라인에 따라 주가순자산비율(PBR)이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치 제시 등을 밝히는 안이 거론된다. 기획재정부는 배당을 늘리는 기업에 세제혜택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장 전망에 대해선 전문가들의 시각도 엇갈린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대표는 “지금까지 보도된 수준으로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이 나온다면 실망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며 “예상하지 못한 파격적인 인센티브가 나오지 않는 이상 하락장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반면 차소윤 BNK자산운용 매니저는 “첫술에 배부를 순 없겠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주식시장의 한계점을 개선하고 가치주 영역에서도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아낼 수 있게될 것”이라며 “후속 조치가 이어지면서 일본 증시처럼 코스피지수도 우상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들어 8조원어치 ‘팔자’에 나선 개인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들어 7조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리고 있다. 안형진 빌리언폴드자산운용 대표는 “이달들어 코스피 지수를 올린 건 외국인이고 개인의 수급은 이미 많이 비어있는 상황”이라며 “중장기 수익을 목표로하는 외국인 자금의 특성상 발표 당일 장이 많이 흔들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TF 전문가들은 곱버스 상품이 장기 투자 상품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조언한다. 운용보수가 높은 데다 롤오버(선물 상품의 월물 교체 과정에서 드는 비용)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ETF운용팀장은 “평소 거시경제 흐름을 눈여겨보는 고수 개인투자자들이 주로 인버스 상품을 활용한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다가 지수에 충격을 줄 만한 이벤트가 예상될 때 단기 수익률을 목표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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