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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욘사마 이어 횹사마 열풍"…日 여성들 열광한 'K-연하남'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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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꽃을 건네며) "오다 주웠어요."
(술을 마시다가)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요?"


K-연하남의 본격 플러팅에 일본 여심이 들썩이고 있다. 한국 남성에 대한 판타지를 총집합한 현지 드라마가 방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일 합작 드라마도 아니다. 일본 민영 방송사인 TBS가 제작하고 지난 23일부터 첫 방송을 한 화요드라마 ‘아이 러브 유(Eye Love You)’의 이야기다.

이 드라마는 넷플릭스에서 1회가 공개된 후 3주 연속으로 톱10에 들며 입소문이 났다. 23일 플릭스 패트롤에 따르면 전날 기준 가장 인기 있는 TV 프로그램 순위에서 2위를 기록했다.

'아이 러브 유'는 눈이 마주친 상대의 목소리가 들리는 능력을 갖춘 주인공 유리(니카이도 후미)가 우연히 만난 한국 유학생 태오(채종협)와의 러브스토리다. 채종협은 멸종 위기 동물 연구를 하는 유학생으로 일본 대학에 재학 중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다 유리와 만나 사랑에 빠진다.

초능력자인 유리는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해 태오의 속마음을 눈치채지 못한다. 본방송에선 유리와 시청자를 동일한 상황에 놓이게 하려고 태오의 한국말을 번역하지 않는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한국어를 몰라서 더 궁금하다", "아는 한국어가 들려 반갑다"는 등 재미를 더한다는 반응이다.

남자 주인공이 한국인인 만큼 한국 음식도 많이 등장한다. 일각에선 '밥 테러'(무차별적으로 식욕을 당기게 하는) 드라마라고 입을 모은다. 비빔밥, 부침개, 라볶이 등 한국 음식이 마치 백종원의 '스트릿푸드파이터'처럼 맛깔나게 표현된다.

'아이 러브 유'의 가장 큰 인기 요인으로는 이 드라마 주인공인 한국인 배우 채종협이 꼽힌다. 일본 문화에 익숙하지 않아 친하지 않은 사이인데 주인공의 이름을 부르거나, 여주인공의 얼굴을 보고 "키레이"(예쁘다), "스키데스(좋아한다)", "빨리 나를 좋아해 달라"고 돌직구 발언을 한다.

또 꽃 선물을 주며 "오다 주웠다"고 무심한 듯 '심쿵'을 유발하며 술자리에서 "아이스크림 사러 갈래요?"라며 한국식 플러팅을 한다. 여배우 니카이도 후미와 30cm 이상 차이 나는 큰 신장, '멍뭉미' 넘치는 귀여운 외모와 상반된 남자다운 몸매까지. 미디어로 접한 한국 남성에 대한 로망을 한 데 모았다.


채종협 인스타그램은 최근 팔로워 212만명을 돌파했고 그의 게시글엔 한국인보다 일본 팬들의 댓글이 더 많은 상황이다. 일본 누리꾼들은 "횹사마 때문에 화요일이 기대 된다", "심장이 멈추지 않는다", "태오군(극중 이름) 육체미 아리가또(고마워요)"라거나 "일본 드라마에 출연해 줘서 고맙다", "얼굴만 봐도 힐링된다", "일본어도 잘하고 웃는 얼굴이 예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앞서 한국 여배우가 일본 드라마, 영화에 출연한 사례는 적지 않다. 하지만 현지 민방에서 한국 남자 배우를 여주인공의 상대역으로 기용한 것은 채종협이 최초다. 일본 언론들도 채종협에 대한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스토브리그', '무인도의 디바' 등 채종협의 출연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한 웹 매거진은 "여주인공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모습과 상냥한 눈빛이 멋지다"며 "한국 남자 특유의 로맨틱한 접근이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매체는 "'아이 러브 유'의 설정은 '도깨비'나 '호텔 델루나' 등 한국식 판타지를 도입한 것"이라며 "한국 드라마를 그다지 보지 않았던 시청자들에도 제대로 어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매거진 GOETHE는 "욘사마에 이어 횹사마 붐이 왔다"며 이 같은 반응을 알렸다. 현지 MZ세대 사이에서 한국 문화가 인기라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2004년 드라마 '겨울연가' 현지 방영 후 '욘사마'(배용준) 열풍이 분 지 20년 만에 그 인기의 명맥을 채종협이 이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지 방송 관계자는 "황금시간대 작품이 끝나면 출연한 배우들의 입지는 이전과 달라진다"며 "채종협도 그 이후를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작품이 성공한다면 로맨스 드라마뿐만 아니라 다른 장르에서도 한국 배우가 기용될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며 '신한류'에 대해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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