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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사상 첫 표대결…'한지붕 두가족' 경영 막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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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비철금속 제련업체 고려아연을 두고 장형진 영풍 고문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을 벌인다. 고려아연 최대주주인 영풍이 고려아연 주주총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배당결의안과 정관 변경안에 반대하면서다. 두 회사가 주주총회에서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0년간 ‘한 지붕 두 가족’ 경영을 이어오던 고려아연이 3세 경영을 시작으로 균열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풍은 20일 입장문을 내고 고려아연 경영진이 상정한 배당결의와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시 ‘외국 합작법인’에만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변경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지난 19일 공시를 통해 주당 5000원 배당 결정을 했다. 지난해 6월 중간 배당으로 주당 1만원을 배당한 것을 합치면 총 1만5000원을 배당하는 셈이다. 영풍 측은 “2022년 현금배당금 2만원에 비해 5000원 감소했다”며 “주가가 반등하지 않는 상황에서 주당 배당금을 줄인다면 주주들의 실망이 커져 주가가 더욱 하락할 위험이 있다”고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영풍은 이와 함께 고려아연의 신주인수권과 일반공모증자 등의 조항 변경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정관에서 이제까지 외국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을 할 수 있도록 했으나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이를 삭제한다는 방침이다. 영풍 측은 “고려아연은 2022년 9월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전체 주식의 16% 상당 지분을 외부에 넘겨 기존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며 “창업 이후 주요 주주 간 동의하에 지속돼 온 경영정신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영풍의 표 대결 배경에는 최 회장과 장 고문의 ‘지분 경쟁’이 있다. 최 회장과 장 고문은 고려아연 지분을 경쟁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해 현대자동차와 한화의 외국법인 등을 우군으로 끌어들이면서 지분율을 높였고, 장 고문은 계열사 씨케이 등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1950억원어치의 고려아연 지분을 매입했다. 최근에는 양측의 지분율이 33%(최 회장) 대 32%(장 고문)로 역전됐다.

업계에선 다음달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장 고문과 최 회장 일가 중 어느 쪽이 승기를 잡을지 주목하고 있다. 고려아연의 안건대로 현대차 등 국내법인에 제3자 배정이 가능해진다면 최대주주인 장 고문의 지분이 희석될 수 있다. 영풍은 배당을 확대해 장 고문의 지분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배당금을 늘리면 장 고문은 매년 고려아연을 통해 1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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