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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완벽주의 교육, 아이들 벼랑 끝으로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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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는 학교에서 1등은 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성향의 삶은 성공적인 커리어를 이어가긴 힘듭니다.”

잠재력 발굴·동기부여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대가의 진단은 단호했다. <오리지널스> <싱크어게인> 등 베스트셀러 작가인 애덤 그랜트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사진)는 한국 입시교육에 대해 “단기적인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으론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는 교육 전략”이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어린 시절부터 ‘절대 틀려선 안 된다’는 과도한 완벽주의가 아이들을 벼랑으로 몰고 있다는 경고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랜트 교수는 ‘의대 열풍’을 비롯해 시험 문제 하나로 인생의 향방을 가르는 한국 교육 현실에 지속해서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교육에선 자신의 실수를 포용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이들이 부모의 강한 압박과 가혹한 비판에 직면하면 완벽주의에 빠지기 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랜트 교수는 완벽주의의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그랜트 교수가 지목한 완벽주의의 ‘숨은 대가(비용)’는 세 가지다.

첫 번째는 번아웃 위험. 그는 “완벽을 추구하는 아이들은 지칠 때까지 자신을 몰아붙이다가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에너지가 고갈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완벽주의가 정신적인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그랜트 교수는 “완벽주의자는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며 “완벽주의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절대 충분하지 않다고 느끼면 낙담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완벽주의의 대가 중 ‘창의성을 방해한다’는 특성이 젊은이의 인생의 발목을 잡을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모든 일에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아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실험을 멈추게 된다”고 경고했다.

완벽주의뿐 아니라 수직적 위계질서도 잠재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장하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강압적 입시교육에 권위주의적 위계질서가 적잖게 온존한 한국 사회에서 잠재력이 질식할 위험이 크다는 경고다. 그랜트 교수는 “시험 결과보다 공부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했는지를 더 주목해야 한다”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리더십 분야와 관련해서 그는 ‘경청하는 리더’의 중요성을 무엇보다 강조했다. 그랜트 교수는 “통상적으론 카리스마 있는 리더가 자기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고 팀이 자기를 따르도록 동기를 부여한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조직을 진정으로 우수한 집단으로 격상시키는 리더는 팀이 스스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도록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와튼스쿨 최연소 종신교수로 오랜 기간 동기부여 방법과 이를 통해 성공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연구해 왔다. 최근 펴낸 <히든 포텐셜>에선 부모의 양육방식과 학교의 교육이 아이의 잠재력을 어떻게 끌어내는지를 파고들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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