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집단 사직서 제출을 예고한 수련병원 전공의에게 의료 현장을 지킬 것을 명령하는 ‘진료유지명령’을 내렸다. 대한의사협회 지도부에 대해선 집단행동을 주도한 혐의 등으로 의사 자격 면허를 정지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가 의료계 집단행동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9일 “의협 집행부 2인에 대해 면허 자격정지 관련 사전통지서를 등기우편으로 발송했다”며 “처분 예정 내용을 알리고 당사자에게 충분한 의견제출 기간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전통지는 당사자에게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했다는 사실과 행정처분 예정을 알리기 위한 조치다.
복지부는 다음달 4일까지 당사자의 의견을 제출받은 뒤 집단행동 교사금지 명령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 나면 면허정지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이번 행정 처분 절차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나온 첫 사례다. 과거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당시 의협 회장이 의료기관의 휴진 등을 강요한 혐의 등으로 의사 면허가 박탈됐다.
복지부는 이날 진료유지명령 등을 담은 ‘집단행동 대비 비상진료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전국 22개 전체 수련병원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을 발령했다. 의료법에 따르면 이 명령에 반해 집단 휴진에 동참하거나 교사·방조하는 경우 1년 이내의 면허정지처분을 받을 수 있다. 전국 주요 병원은 20일부터 중증·응급 의료를 중심으로 한 비상진료체제로 전환한다.
대형병원은 자체적으로 수립한 비상진료대책에 따라 응급·중증 수술, 중환자실과 투석실을 운영한다. 지방의료원 등 97개 공공병원의 평일 진료 시간을 확대하고 주말과 공휴일 진료도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료계 집단행동 대응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한 뒤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면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날 의료계의 불법 집단행동에 엄정 대응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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